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서점을 하다 보니 주변에 글을 써서 책을 펴내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소설이나 시 등의 문학작품을 쓰려는 문인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분들이 그다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읽기보다는 쓰기에 주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더 이상한 것은 그런 분들이 직접 만들어낸 책이나 문집 같은 것이 나와서 서점에 위탁판매로 맡겨진다 하더라도 거의 팔리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분들을 직접 아는 분들이 한둘이 아닐 텐데도 말이다.
물론 출판기념회 같은 것을 하게 되면 주변의 아는 분들이 와서 인사로 사주는 경우가 있겠지만 저자가 모르게 자기 돈을 내고 사야 하는 냉정한 ‘거래의 세계’에서는 아주 외면을 받고 마는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왜 안 팔리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올해로 작가 생활 40년째를 맞이하면서 현대사 3부작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써낸 대가에게 한 수 배우라고 권하고 싶었는데 마침 그런 책이 드디어 출판되었다. 이 책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 250여 명에게서 ‘평소 조정래 선생에게 궁금했던 질문’ 500여 개를 받아 이들 질문 가운데 84개 질문을 추려 그에 답하는 편지 형식으로 씌어졌다.
책은 크게 문학론, 작품론, 인생론으로 구분할 수 있다. 책의 초반은 40년 글쓰기 체험을 바탕으로 문학론과 창작 실기론을 풀어놓았다.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수많은 인물을 창조해낸 비결까지, 그의 소설을 읽고 문학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떠올렸을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선생은 이 책에서 좋은 글을 쓰는 비결은 구태의연하지만 ‘다독, 다작, 다상량’일 수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자신만의 견해를 추가해서 여기에 약간의 수정과 보완을 한다. “우선 그 순서를 다독, 다상량, 다작으로 고치십시오. 그 다음으로는 노력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입니다. 다독 4, 다상량 4, 다작 2의 비율이면 아주 좋습니다. 이미 좋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작품을 많이 읽으십시오. 그 다음에 읽은 시간만큼 그 작품에 대해서 이모저모 되작되작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형열(알라딘 서점 대표)
www.aladdin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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