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남자 어린이를 강간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무려 35년이나 복역해 오던 플로리다 흑인 남성이 DNA 검사 결과, 무죄로 판명돼 17일 풀려나 미국의 사법제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미국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후 DNA 검사로 풀려난 사람 가운데 가장 오래 감옥생활을 한 경우로 기록됐다.
억울한 옥살이의 주인공 제임스 베인(54)은 이날 석방 후 플로리다 바토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화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항상 같이 하셨다. 언제가는 그가 나의 무죄를 입증해 줄 것으로 굳게 믿었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엄마를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인의 석방에는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수감자들을 돕는 전국 규모의 비영리 단체인 ‘결백 프로젝트’(Innocent Project·IP)의 도움이 컸다.
베인은 당시 19세이던 1974년 플로리다의 레익 웨일스에서 9세된 남자 어린이를 납치, 절도한 후 강간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경찰은 베인이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을 묵살하고 범인이 구렛나루가 있고 턱수염이 났다는 피해 어린이의 진술과 어린이가 여러 명의 사진 중에서 베인을 골랐다는 이유로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 2001년 DNA 증거를 채택하기 시작했으나 베인이 4차례나 제기했던 DNA 검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5번째에서야 IP의 도움으로 검사를 받고 혐의를 벗게 된 것이다.
최근 노환으로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는 베인의 어머니인 사라 리드는 집과 자동차를 베인의 이름으로 바꿔주고 있다면서 “뭔가 베인이 갖고 있는 것을 만들어주고 싶다. 충분히 고통을 당했다”고 말했다.
IP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246명의 기결수가 DNA 검사로 무죄가 입증돼 풀려났다. 종전까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최장기 복역한 사례는 살인혐의로 27년간 복역하다 지난해 달라스에서 석방된 제임스 리 우다드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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