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일을 하다보면 즐거운 일들이 많습니다. 물론 아이들때문이지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내겐 특별한 즐거움입니다. 하루 하루 시간이란 녀석이 그들에게 부리는 조화를 지켜보는 은밀한 즐거움이 그 하나요, 아이들만이 내게 줄 수 있는 어떤 독특한 생동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또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내게 주는 건, 불순물이 섞여있지 않은 순즐거움입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꿀꿀할 때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와 말 한마디, 낭낭한 웃음소리만큼이나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강력한 항우울제도 없을 성 싶어요.
즐거운 점심시간, 카페테리아에 모여 와글와글 지지배배 떠들며 먹는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습니다. 잘남도 못남도 총명함도 어벙함도 발랄함도 수줍음도 모두, ‘아이들’이라는 용기에 담아지기만 하면 모두 그 자체로 예뻐집니다. 이렇듯 다양한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조화 속에는 일정 비율의 서로 다른 특성들이 녹아있습니다. 열에 한 둘, 그야말로 천사같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언터쳐블과에 속한 말썽꾸러기 아이들도 열에 한 둘 끼여있습니다. 자기 주장 강하고 한넉살 하는 아이, 수줍어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아이 역시 열에 한 둘 있습니다. 속을 가늠할 수 없는 어린 아이의 깊고 슬픈 눈. 이런 슬픈 눈의 아이들도 대략 열에 한 둘은 있습니다. 나머지 열에 한 둘은,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기억에 남지 않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도 매 학년마다 있습니다.
가고 오는 해마다, 가고 또 다시 채워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다양함 속에 신의 아름다운 안배를 보게 됩니다. 이런 저런 아이들은 어느 학년이건 꼭 그만큼씩 있게 마련이더군요. 천사과도, 언터쳐블과도, 있는 듯 없는 듯, 그리고 슬픈 눈들도… 그런 걸 보면 신의 안배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어떤 배려를 느끼게 됩니다. 아름다운 조화를 위한 다양한 안배의 배려 말이지요.
남들에겐 이렇게 아름다운 조화 운운하다가도, 내 아이들에 이르면 담박에 사정이 달라집니다. 조화고 뭐고 그래도 내 아이만은 이 정도는 돼야…
하여간 못 말리는 에미의 속물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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