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방.책임자 처벌 공세 자제 촉구..시스템 개선.보안 강화 역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항공기 테러기도 사건과 관련, 정보기관에 대한 비난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인 나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오후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12분간 연설을 통해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이나 조직의 잘못이 아니라 정보기관 전반에 걸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면서 결국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난을 전가하는데 관심이 없으며 문제를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야당과 보수진영이 제기하는 책임자 문책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기관들에 대해 테러위협에 관한 모든 단서들을 조사하는데 각별한 책임을 부과하는 한편 모든 정보보고서들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전파되도록 하고 정보를 유기적으로 취합하는 기능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또 국토안보부에 대해 국가 간 협조체제를 강화해 항공기 탑승전 보안검색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고, 에너지부 및 각 연구소와 협력해 최첨단 승객 검색기법을 개발해 실용화할 것을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개방성과 자유를 포기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굴복해서는 안 되며, 바로 이런 것이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이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결코 테러리스트들에게 그러한 승리를 안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예상되는 테러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는 완벽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검색기술을 개발하면 적들이 이번 크리스마스 테러기도 사건에서 보듯 빠져나갈 방도를 추구한다면서 기민한 적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식으로 끝없는 경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지난달 25일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미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항공편에서 발생한 테러기도 사건에 관한 조사보고서의 요약본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미 정부가 사전에 테러기도 가능성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입수했으며 용의자인 압둘무탈라브의 신원도 확인한 상태여서 그의 항공기 탑승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정보의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보를 서로 연결지어 분석하는 데 실패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과격성향의 압둘무탈라브가 미국 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연관지어 사전 경보기능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에 관해 이 보고서는 압둘무탈라브의 이름 철자가 잘못 표기돼 국무부 측에서 그가 유효한 미국 비자를 보유하지 않은 인물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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