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경찰서장 등…총격범과 협상 시도하며 제압 지연시켜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한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늑장 대응으로 참사를 키운 경찰관들이 사건 발생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다.
28일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유밸디 카운티 대배심은 이 총격 사건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전직 학교 경찰서장 피트 아레돈도와 학교 경찰관 에이드리언 곤살레스를 기소하라고 결정했다.
아레돈도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위험에 빠뜨린 혐의 등 10건의 중범죄 혐의로 체포돼 전날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됐다가 곧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날 공개된 기소장에 따르면 유밸디 카운티 대배심은 총격 사건 당시 아레돈도가 총소리를 듣고 교실 안에서 교사와 아이들이 총에 맞은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18세 총격범을 곧바로 제압하지 않고 협상을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아레돈도는 경찰 특수기동대(SWAT)를 요청하고, 현장에 있던 초기 대응 경찰관들에게는 건물을 떠나라고 명령해 총격범 제압을 지연시켰다.
전직 학교 경찰관 곤살레스에 대한 기소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조사한 미 법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5월 24일 오전 11시 33분에 돌격소총 AR-15를 들고 초등학교에 들어온 총격범은 총격을 시작한 지 77분 만인 낮 12시 50분에 사살됐다. 당시 현장에는 경찰 등 법 집행기관에 소속된 요원 총 376명이 출동해 있었지만, 총격범이 교사와 어린이들에게 계속해서 총격을 가하는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총격범을 곧바로 제압하지 않고 우왕좌왕한 경찰들이 아이들을 숨지게 했다고 비판하며 경찰 책임자 처벌을 줄곧 요구해 왔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이후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는 계속 지연됐고, 아레돈도와 곤살레스는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형사 기소 대상이 됐다.
유밸디를 지역구로 둔 텍사스주 상원의원 롤런드 구티에레스는 "그날 현장에서 뒤에 서 있던 모든 경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우리는 쉴 수 없다"고 말했다.
희생자 19명의 유족은 지난달 2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에 관련된 텍사스주 공공안전부 소속 경찰관들과 유밸디 교육구 소속 학교 경찰관 등 92명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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