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직장인 박모(40)씨는 며칠 전 한인타운의 한 음식점에서 친구와 함께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하다 겪은 일이 생각할수록 불쾌하다. 옆 좌석에서 술자리를 갖던 손님들이 종업원에게 큰 소리로 “여기요, 재떨이 좀 줘요”하고 외쳤던 것. 종업원이 “손님, 식당에서는 금연이라 좀…”이라고 하자 대뜸 “누가 모르나, 다른 데서는 다 피는데 뭘 그래” 하더니 이내 담배를 꺼내 물더라는 것이다.
김씨는 “싸우기도 싫고 해서 서둘러 나와 버렸지만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 식당에서 막무가내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너무 매너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LA를 비롯한 미국 내에서 흡연자들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한인사회에서 만큼은 아직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실내 흡연이 엄격히 금지돼 있는 미국이지만 유독 한인타운에서는 식당 등에서 남들은 아랑곳 않고 담배연기를 날려대는 흡연자들이 쉽게 발견된다.
한인타운에서 차를 몰고 가면서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창밖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휙 버리는 장면을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도대체 공공의식이 있기나 한 건지 정말 의심스러운 장면들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은 흡연 행태는 모양새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건강상 좋지 않은 흡연의 피해를 흡연자 본인은 물론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미치게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인타운 요식업소들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흡연자들을 위한 패티오 시설에서의 흡연에도 비흡연자들의 불만은 많다. 실내공간에 있어도 패티오로 통하는 문만 열면 담배연기가 몰려와 괴롭다는 고객들도 많다.
길거리 흡연도 꼴불견 중의 하나다. 길거리 흡연의 경우 날리는 재가 주위에 있는 사람의 눈에 들어가거나 불똥이 다른 사람의 옷에 튀는 등 간접흡연뿐만이 아닌 실제 다른 피해를 줄 수도 있다.
LA에서도 해변이나 공원, 놀이터 등에서는 흡연이 금지돼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한인 흡연자들도 상당수다. 흡연문화에 아직도 비교적 관대한 한국에서도 지난해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규제하자는 정책에 대해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찬성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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