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문제지 빼내
미국 응시생에 전달
한국 영어강사 체포
미국과 아시아권의 시차를 이용한 SAT 시험 부정사건이 한국 경찰 당국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8일 태국에서 SAT 시험지를 빼돌려 미국에 유학 중인 고교생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혐의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E어학원 강사 김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월24일 태국 방콕에서 SAT 시험을 본 현지인 응시자를 매수해 문제지를 넘겨받고서 정답을 달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시험을 보는 미국 고교생 김모(19)군과 이모(19)군에게 이메일로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하는 SAT는 전 세계에서 같은 날 실시하지만, 시차 때문에 태국 방콕에서는 미국 코네티컷주보다 12시간 먼저 치러진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방콕 현지 시간으로 1월24일 오후 3시께 문제지를 건네받아 답을 달아 오후 5시30분께 미국으로 보냈고, 김군 등은 코네티컷주 시간으로 1월24일 오전 5시30분께 문제지와 답을 확인하고서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의 학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태국에서 빼돌린 SAT 문제지 원본을 확보했으며 이메일 계정도 조사해 김군 등에게 SAT 문제지와 답을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김씨는 SAT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족집게 강사로 이름을 날렸으며 1회 강의에 280만~300만원의 고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 “학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라는 압박이 많았다”며 “내가 가르친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해고될 것 같아 문제지를 빼돌렸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24일 치른 시험의 문제지만 빼돌렸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김씨가 태국 현지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문제지를 건네받았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미국 유학 중인 김군과 이군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며 이들이 입국하면 김씨에게서 받은 문제지를 다른 학생에게 전송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김씨가 학원과 공모해 범행을 저질렀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E어학원 관계자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의 학원들이 일상적으로 SAT 문제지를 빼돌린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강남 학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광진구의 한 외국인 학교에서 SAT에 응시한 대학생 2명이 감독관이 시험지를 나눠주는 순간 시험지를 들고 학교 밖으로 달아났다가 13시간 만에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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