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듀오 Ab에비뉴(한보라 25, 한옥이 22)는 그룹명과 멤버들의 얼굴보다 노래로 먼저 알려졌다.

데뷔 싱글음반 타이틀곡 ‘사랑 둘이서..’와 수록곡 ‘다시, 겨울’이 ‘1박2일’, ‘해피투게더’,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2’ 등 지상파 방송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경음악 혹은 뮤직비디오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최근 만난 두 멤버는 방송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들으면 가수가 된 것을 실감하느냐고 묻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아직 실감이 안 되고 ‘꿈인가 생시인가’ 해요. 제 목소리 같지도 않고요. 노래가 짧게 방송을 탈 때면 제가 노래한 부분이 안 나올 때 아쉽기도 하고요. 하하.(한보라)
댄스곡을 내세운 ‘걸그룹’이 쏟아지는 음악 시장에서 발라드를 들고나온 여성 듀오는 눈에 띈다. 여성 듀오로는 가창력과 대중적인 노래로 한해에 여러 곡을 히트시킨 다비치만이 두드러지게 활동 중이다.

한보라는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세련된 전자음으로 된 댄스곡으로 활동하자 발라드에 아쉬웠던 분들이 반겨주신다며 비스트와 엠블랙처럼 비슷한 시기 데뷔한 그룹들이 경쟁을 통해 성장하듯이 여성 발라드 그룹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올해를 ‘여성 발라드의 해’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두 멤버의 공통점은 데뷔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버텼다는 점이다.
한보라는 고향인 대전에서 우송정보대학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2005년 상경해 아이스크림 판매점,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와 중고등학생 노래 레슨을 하며 음반기획사의 문을 두드렸다. 2006년 지금의 소속사에 합격했고 그해 프로젝트 그룹 BGH4로 짧게 활동했지만 이후 4년 넘게 연습생 생활이 지속됐다.

중학교 때부터 성악을 공부한 한옥이는 이 시기 청소년가요대회에서 대상을 타며 대중 가수로 진로를 바꿨다. 청소년기에 각종 대회에서 상금을 타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경기도 경복대학 실용음악과에서 보컬을 전공했고 애니메이션 ‘다모’, 케이블 드라마 ‘시티헌터’ O.S.T에도 참여했다. 작사가 황성진을 통해 지금의 소속사 오디션에 합격했다.
두 사람의 탄탄한 보컬은 각자의 색깔을 가지면서도 마치 하나의 목소리처럼 조화를 이룬다.

맑은 음색인 한옥이는 ‘사랑 둘이서..’를 녹음하기 3일 전 남자 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았다며 노래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 녹음실에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울었다. 애틋하게 불러야 하는데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혼났다고 웃었다.

한보라는 둘의 옥타브 차이는 크지 않다며 노래의 파트를 반씩 나눠 불렀는데, 옥이의 음색이 ‘사랑, 둘이서’와 더 잘 맞아 옥이가 후렴구를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둘은 발라드곡으로 데뷔했지만, 그 안에 갇히지 않고 장르를 자유로이 넘나들고 싶다고 말했다.

발라드도 좋아하지만 비트가 강한 신나는 노래도 불러보고 싶어요. 뮤지컬에도 도전할거고요. 이선희, 장혜진 선배님을 존경하는데 창법을 따르고 싶어 선배님들의 노래로 매일 연습을 했어요.(한옥이)

봄에는 발랄한 노래를 발표할 겁니다. 특정 장르가 수식어로 붙는 가수보다 노래 잘하는 가수로 불리고 싶어요. 또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칠 때 무척 행복한데, 훗날 강단에도 서고 싶고요.(한보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