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오랫만에 통화를 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늦은 나이에 미국에서 공부한 패션 디자인쪽 일을 하겠다고, 짐을 꾸려 엘에이로 내려 간지 1년 가까이 되는 것 같다. 생활이 바빠서 일년에 고작 한 두번 볼 수 있었는데도 엘에이로 내려 갈때는 못내 서운했었다. 운 좋게 취직한 곳을 자존심에 3개월만에 그만두고 ,다른 곳에선 3주만에 해고 당하는 불운을 겪은 것이며많이 지쳐있는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전에 일하던 곳에서 오라고 하지만 지금 일이 재밌고 또 하고 싶었던 일이라서 그냥 기다려 본다는 친구의 말에, 이제는 나이를 먹었으니 대충, 살살 하라고 말하면서도, 본인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친구가 고맙고 부러웠다.
하루 하루 일상을 살면서 내가 갖었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는지 뒤를 돌아 보게 하는 순간이 있다. 내가 꾸던 꿈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아니면 아직도 그것을 향해 걷고 있는지 어쩌면 꿈이 있기나 했던건지. 하다 못해 매년 세우는 작은 목표조차 3월 쯤이면 말 그대로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연말쯤 되어서야 이번 계획은 다음해의 계획이 되겠구나 체념한다. 운동 좀 하고, 공부 좀 하는게 뭐가 그리 어려운지…혼자 콕콕 양심에 찔려 하면서 영화를 보고, 드라마도 보고, 소설책을 뒤적거린다.
그래서 작년의 계획은 고스란히 올해의 계획이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10 파운드가 넘는 게으름의 결실이 허리와 다리 어딘가에 매달려 있다. 친구는 아직도 꿈을 꾸고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데, 나는 몸무게와 치열하게 전쟁 중이고, 게으름과 철저한 동맹을 유지하며, 자책은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 없다는 낙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때로는 사는게 버거워서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가 될 수가 있다. 거창한 것만이 꿈은 아닐 것이다. 지난 꿈을 계속 꿀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한 줄의 시를 읽거나, 한시간 걸으며 나를 건강하게 하는 것. 못하고 있다면 그것도 꿈일 수 있겠다. 오늘 나의 꿈은 하루치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하는 공부 한 챕터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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