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명 영화감독 봉준호가 25일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NYT)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한국의 가장 주목받는 흥행감독 봉준호의 영화세계를 접할 수 있는 작은 영화제가 25일부터 5일 간 뉴욕 브루클린의 ‘밤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4편의 장편 영화와 단편영화 몇 편이 상영될 뿐이어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거장의 회고전은 커녕 작은 영화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지만 그게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그의 경력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괴물과 살인자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로 명명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봉 감독의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의 독특한 흐름과 성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이나 고전적인 폭력 보다는 부패나 개인의 자유, 가족의 희생, 남녀 간 힘 균형의 변화와 같은 관심사를 다루려 하는 경향을 갖는다는 것.
NYT는 이런 움직임은 최근 한국 역사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존의 권위주의는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고 한국이 이뤄낸 경제적인 기적은 자유화와 기존 가치의 몰락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고 평했다.
여기에 추가하자면 한국전 직후의 미군정 시대와 남북 분단이라는 소재도 넣을 수 있다.
봉 감독의 영화 주제도 이런 것들을 담고 있지만 최근 부흥기를 맞이한 한국의 다른 영화 감독들은 봉 감독과 같은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봉 감독의 출세작인 ‘살인의 추억’과 한국에서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괴물’도 상영된다.
하지만 영화팬들의 관심은 오는 3월 12일 뉴욕에서 개봉하는 그의 최근작 ‘마더’를 살짝 볼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또 그의 초기작품인 ‘짓는 개는 물지 않는다’도 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떤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안내문구로 시작한다. 물론 픽션이긴 하지만 폭력은 동물이 아니라 인간 자신에게 행해진다.
봉 감독의 익살과 위트가 정통 영화에 어떻게 녹아드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봉 감독은 26일과 27일 밤 영화가 상영된 후 극장에 나와 팬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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