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7일 할리웃과 하일랜드에 있는 코닥극장에서 거행된다. 이번 오스카 쇼의 특징은 작품상 후보를 과거 5개에서 10개로 늘린 것. 이유는 갈수록 저하하는 TV 시청률을 올리자는데 있다. 수상 후보를 2배로 늘리면 대중의 인기를 얻은 영화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많고 따라서 낯설지 않은 영화들 때문에 팬들 특히 젊은 시청자들이 TV 앞에 모여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카데미는 예술성이 강한 인디영화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자주 팬들과는 거리가 먼 영화들에게 상을 주어 왔다. 지난해 경우 작품상을 받은 ‘슬럼독 백만장자’를 포함한 5개의 작품상 후보들이 벌어들인 돈은 모두 2억2,700만달러였다. 이에 비해 ‘아바타’와 ‘업’과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그리고 ‘디스트릭 9’과 ‘블라인드 사이드’ 등 올해 작품상 후보에 오른 5개의 영화의 총 흥행수입은 35억달러에 이른다. 따라서 자기가 본 영화들이 과연 상을 탈 것이냐는 관심 때문에 올 TV 시청률은 대단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아카데미상의 또 다른 특징은 과거와 달리 회원들은 10개의 작품상 후보에 일일이 선호별로 점수를 매겨야 한다. 과거에는 5개 작품 중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 하나에만 체크를 하면 됐다. 투표를 집계하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는 먼저 1등을 한 영화들을 계산하는데 총 합계가 50% 미만이 될 경우 차점 영화를 집계한다. 이런 과정은 어느 한 영화의 총 득점률이 50%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회원들이 제일 많이 좋아한 영화 대신 두 번째로 좋아한 영화가상을 탈 가능성이 있다. 뚜껑은 열어 봐야 알겠지만 주요 부문 수상작들을 점쳐 본다.
캐스린 비글로 수상땐
첫 ‘여자 감독상’ 영광
남우주연 제프 브리지스
여우주연 샌드라 블락
‘아바타’도 9개부문 경합
▲작품상
둘이 함께 총 9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른 ‘아바타’(Avatar)와 ‘허트 라커’(The Hurt Locker)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이라크전에 참전한 폭탄제거반 군인들의 활동을 그린 ‘허트 라커’가 유력하다. ‘허트 라커’는 감독노조 및 제작자노조상 등 주요 상을 휩쓸면서 ‘아바타’를 제치고 있는데 ‘아바타’는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이 핸디캡이 되어 극사실적이요 인간미가 넘치는 ‘허트 라커’가 상을 탈 것 같다. 이 영화는 촬영상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감독상
역시 ‘아바타’의 제임스 캐메론과 ‘허트 라커’의 캐스린 비글로(캐메론의 전처)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아카데미 사상 처음으로 여류감독이 탈 것 같다. 비글로는 감독노조상을 탔는데 노조 61년 사상 이 상을 탄 감독이 오스카상을 못 탄 겨우는 불과 6번에 지나지 않는다. 비글로가 상을 타면 ‘퀸 오브 더 월드’의 탄생이다.
▲남우주연상
‘크레이지 하트’(Crazy Heart)에서 한물 간 컨트리 가수로 나와 삶에 지친 연기를 한 제프 브리지스가 탈 것이다. 그는 이미 배우노조상과 골든 글로브상을 탔는데 이번에 생애 5번째로 후보에 올라 베테런에 대한 뒤늦은 인정이 될 것이다.
▲여우주연상
‘줄리와 줄리아’(Julie & Julia)에서 미 요리계에 혁신을 일으킨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로 나온 베테런 메릴 스트립과 풋볼 실화 멜로물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에서 흑인 소년을 입양해 풋볼선수로 성공시킨 줏대 강한 가정주부로 나온 샌드라 불락의 2파전. 이 역으로 배우노조상을 받은 불락은 배우생활 20년의 노력파인 데다가 그의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오른 점을 등에 업고 스트립을 누를 것 같다.
▲남우조연상
유대인들로 구성된 미군 특공대가 히틀러 일당을 때려잡는 전쟁 액션물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독일 친위대 장교로 나와 살기 가득한 연기를 매력적으로 해낸 오스트리아 배우 크리스토프 월츠의 독주. 그는 이 역으로 골든글로브 등 20여개의 상을 탔다.
▲여우조연상
가정에서 학대 받는 문맹 흑인 소녀의 자기 각성과 발전을 그린 ‘프레셔스’(Precious)에서 딸을 학대하는 폭력적인 어머니로 나온 코미디언 모니크의 독주. 그는 골든글로브와 25개의 비평가단체들로부터 상을 탔다.
▲각본상
‘허트 라커’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경합이다. 가장 점을 치기가 힘든 부문으로 연기상을 제외한 주요 부문상을 가져갈 ‘허트 라커’가 약간 우세하다. 그러나 이 상은 정말로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각색상
작품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에 오른 ‘업 인 디 에어’(Up in the Air)가 유일하게 받을 상이다. 이 영화는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그 회사 사장 대신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는 일이 직업인 남자(조지 클루니)의 드라마다.
이 밖에 주제가상은 ‘크레이지 하트’의 ‘지친 사람’(The Weary Kind)이 만화영화상은 디즈니의 ‘업’(Up)이 기록영화상은 일본 어부들의 돌고래 살육을 폭로한 ‘코브’(Cove)가 받을 것이다.
외국어 영화상은 오스트리아의 예술성이 강한 ‘하얀 리번’(The White Ribbon)과 프랑스의 흥미진진한 ‘예언자’(The Prophet)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내가 아카데미 회원이라면 ‘하얀 리번’을 선택하겠다. 한편 할리웃 사상 흥행 신기록을 세운 ‘아바타’는 미술, 시각효과, 음향편집 등 기술상을 받는데 그칠 것 같다.
<박흥진 편집위원>
‘허트 라커’는 작품상 외에도 각본 및 촬영상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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