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수피리어법원 요약재판 판결로 본 이모저모
◆SC수피리어법원 요약재판 의미: 요약재판은 Summary Judgement Motion을 번역한 것이다. 다른 말로 ‘재판전 (약식)심리’다. 스포츠로 치면, 상대팀에 부정선수가 있다는 등 이유로 몰수게임 처리요청을 받은 진행본부측이 그 문제점을 검토해 가부결정을 하는 것과 같다. 이번 케이스를 대입하면 경기전 문제제기(원소송 기각신청)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소취하 등 변수가 없는 한 원소송은 정상적으로 진행됨을 의미한다. 원소송의 승패는 속단할 수 없다. 일단 경기가 진행되면 승패는 경기중에 난 골득실에 따라 갈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항소법원이나 대법원 판결과 같이 구속력있는 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동종유사소송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특히 SC수피리어법원에 계류중인 24건의 계소송은 직접적 영향권이다. 적어도 로터리법이나 증권법에 근거해 계의 불법성을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원고측이냐 피고측이냐 떠나서 김준수 변호사가 미국(법조)인들에게 ‘불법적 돈놀이’로 보이기 쉬운 계에 대해, 역사적 근거와 실증적 자료를 곁들인 치밀한 준비끝에 “불법적 돈놀이가 아님”(불법이 아니라는 말이 곧 합법이란 뜻은 아님) 판정을 받아낸 것은 말많고 탈많은 계소송에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강보경씨, 계주 조앤 김씨 책임론 제기: 원소송 피고이자 맞소송 원고인 강보경씨는 13일 “전후사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요약재판) 결과만 보도돼 계를 타고 낼 돈을 내지 않으려는 것으로 비쳐져 (억울하다)”고 말문을 연 뒤 “7개 중 5개를 타고 2개는 타지 않은 상태에서 재작년 9월부터 계가 깨진다, 깨졌는데 왜 내느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두세달 더 내다 12월에 가서야 정말 그렇게 된 것을 알았다” “그때까지 수십번 부으면서 단 한번 거른 적도 없고 바운스 한번 낸 적도 없고, 1년이나 1년몇달만 더 부으면 2개를 더 탈 수 있는데, 더군다나 깨졌다는 소리를 듣고도 두세달 더 낸 나한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작년초에 조앤 김(계주) 남편이 전화로 어느정도 서로 리스크를 안고가자고 해서 그러자고까지 했는데 느닷없이 조앤 김이 찾아와 욕을 하고…원금만 치면 낼 돈이 3만달러도 안되는데 하나도 안깨지고 정상적으로 갈 경우에 붙을 이자까지 다 붙여서 19만얼마를 내라는 건 말이 안된다”며 “계원명단 밝히고 누가 얼마 탔는지 다 확인하고 누구나 믿을만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내놓겠다” “정 안되면 공탁이라도 걸어놓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계파동과 닮은꼴 다른꼴: 여러개가 복합적으로 얽힌 SV계파동은 소송돌입 이전부터 많은 뒷말을 낳았다. 대개의 계파동과 마찬가지로 계주와 계원, 계원과 계원 사이에 엇갈리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이런 가운데 실체적 진실은 실종되고 상호간 감정싸움만 깊어진 것 또한 닮은꼴이다.
반면, 본보가 최근 보도한 전 SF88비디오 여사장 소피아 강씨의 한국도주 및 구속기소는 드문 예외다. 물론 이 사건도 초기에는 몇몇 피해자들이 곗돈출처조사를 우려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거나 이견을 내는 바람에 혼선이 일었다. 그러나 Y씨, S씨, L씨 등이 중심이 돼 법조계인사들과 유관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중구난방 이견을 조정하고 한인사회 연대서명 진정서 제출과 한미양국 수사당국에 쌍끌이고소 등 입체적 대응을 펼쳐 4개월여만에 긴급체포 및 구속기소(특가법상 사기혐의) 성과를 거뒀다. 계나 사채 등을 둘러싼 각종분쟁 당사자들이 참고할만한 교과서적 대응사례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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