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언니로부터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세상으로 널 보낸다’ 라는 인간극장 프로를 보다가 내 생각이 나서 이메일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첼로를 연주하는 발달 장애아의 이야기. 20살의 어른이지만 6살의 지능을 갖고 있기에 6살 수준으로 대화하고 행동하는 어른이 아닌 어른.
그 프로를 보면서 엄마보다는 그 아버지에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매일 6살 수준으로 20살 청년과 놀아주는 아버지. 함께 엎드려 인형놀이를 해주고 작은 변화에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버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발달 장애아들의 어머니들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비교적 일찍 알아차리기때문에 장애를 빨리 받아들이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반면 아버지들의 경우 받아들이는 속도도 느리고 또한 현실에 대한 분노로 아이의 장애를 무시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렇게 아이와 놀아주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때 모든 부모와 마찬가지로 가졌을 아이에 대한 기대와, 그리고 어느 순간 성장이 멈춰버린 아이의 지능을 바라 보면서 가졌을 절망감. 그리고 다시 그 안에서 건져 올린 희망의 순간들이 느껴졌다.
발달장애아를 갖은 부모들은 천만분의 일의 확률일지라도 혹시 내아이가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이기를, 아니면 단 한가지 분야에서만이라도 특출난 재능을 나타내는 레인맨이기를 기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러나 85% 이상의 발달 장애아들은 정신지체를 동반한다는 차가운 현실 앞에서 어느 순간 좌절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순간에 아이의 성장이 멈추어질 것인가.
150명당 한명이라는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발달 장애인들과 그들의 부모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동정심에 자존심 다쳐가며 발끈하는 순간들을 그들만의 자격지심이라고 말한적은 없는지. 혹시 아이들이 상처받고, 불이익을 당할까봐 날카롭게 공격적으로 변하는 그들에게 드세다고 고개 돌린적은 없었는지.
아마도 우리들에게 필요한건 그저 조금 다른 아이로 받아들여 주고 함께 있어 주는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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