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인정, 파키스탄 연루자 체포
대량살상 미수 등 5개 혐의 기소
지난 주말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기도 사건의 용의자인 파이잘 샤자드(30)가 3일 밤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두바이행 여객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본보 4일자 A2면)된 가운데 연방 당국은 그가 파키스탄의 탈레반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출신 미국 시민권자인 샤자드는 범행 사실을 인정했지만 다른 테러단체와는 연관이 없는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도 테러 기도에 연관된 용의자들을 체포해 미국과 파키스탄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검거작전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테러수사 당국은 4일 “샤자드가 트럭을 구입하고 기계장치들을 조립, 트럭에 설치한 뒤 트럭을 그곳에 두고 현장을 떠났다는 혐의사실 일체에 대해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샤자드는 그러나 자신은 고향 파키스탄의 어떤 단체와도 관련이 없으며 범행을 혼자서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건담당 연방 검찰은 4일 샤자드를 대량 파괴무기류 사용 미수를 비롯해 미국 내 대량 인명살상 미수, 폭발물 운송, 파괴무기류 소지 및 사용, 재산 파괴 미수 등 5개 혐의로 기소했다.
샤자드는 작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취득 직후 고향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5개월 뒤인 지난 2월 미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입국 때 이민세관국 직원에게 말했다고 수사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는 코네티컷 쉘튼 지역에 후마 미안이라는 이름의 여성과 공동구입한 주택이 있으며 이 주택을 담보로 지난 2004년 20만달러의 모기지 대출을 받았지만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지난해 9월 금융기관에 압류된 상태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당국이 여러 가지 단서를 추적하면서 `다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외 테러집단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이번 테러 용의자의 의도는 미국인들을 살해하려 했던 것이 분명하다”면서 “미국인들은 조금도 방심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사당국은 용의자 검거사실을 4일 밤 0시5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에릭 홀더 연방 법무장관(가운데) 등 연방 및 코네티컷, 뉴욕 당국자들이 4일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 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AP)
■파이잘 샤자드는
파키스탄 출신 유학생
작년에 시민권 취득
샤자드(사진)는 1999년 1월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그는 1997년 코네티컷 브리지포트 대학과 연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대학에 재학했었다.
샤자드는 2000년 가을 브리지포트 대학에서 컴퓨터 응용정보시스템으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2005년 여름 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대변인은 샤자드가 워싱턴 DC 소재 사우스이스턴 대학에서 전학왔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 4월17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그동안 파키스탄 여권 2개와 미국 여권을 이용해 수시로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고 연방정부가 밝혔다. 그는 주변에 월스트릿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범인 체포 ‘전격작전’
차량 구입때 접촉 셀폰번호 추적
두바이행 비행기 이륙 직전 검거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 기도사건의 용의자인 파이잘 샤자드(30) 검거는 미국 수사당국의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 그리고 제보 등이 어우러진 개가다. 그는 3주 전 범행에 사용할 승용차를 구입했다가 꼬리를 잡혔다. 샤자드가 검거되기까지의 상황을 진행 과정별로 정리했다.
▲1일 오후 6시28분 뉴욕 맨해턴 타임스스퀘어 가든의 45스트릿 버스정류장에 1993년 닛산 패스파인더 SUV가 불법 정차한다. 그로부터 2~3분 후 인근에 있던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노점상인과 또 다른 노점상이 차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즉각 인근을 순찰중이던 기마경찰에 알린다.
▲경찰은 차량내에 휘발류가 든 5갤런 플래스틱 용기 2개와 가정용 프로팬 개스통 5개 등 폭발물을 발견한다.
▲2일 오전 3시 뉴욕경찰 폭발물 제거반이 유리에 구멍을 뚫고 폭발물을 안전하게 제거한다.
▲2일 오전 10시 뉴욕경찰은 대시보드의 자동차 고유번호가 뜯겨져 없어진 것을 확인한 후 엔진 밑에 찍혀 있는 고유번호를 찾아낸다.
▲경찰은 고유번호를 통해 자동차 소유주를 찾아냈다. 경찰은 소유주의 딸이 아버지를 대신해 3주 전 인터넷 상품 판매망인 크레이그리스트에 차 판매 광고를 냈고 이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범인 샤자드를 코네티컷 브리지포트의 한 샤핑몰에서 만나 현금 1,300달러를 받고 서류절차 없이 차를 넘겨준 사실을 알아낸다.
▲경찰은 소유주의 딸 셀폰에 남겨져 있는 셀폰 번호를 추적해 샤자드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검거작전에 나서지만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3일 오후 10시께 이스주 SUV 차량을 타고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샤자드는 아랍에미리트 항공사 카운터에서 두바이행 비행기표를 현찰로 구입한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사는 담당직원이 이를 수상히 여겨 공항 연방 수사당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안보부는 샤자드가 이미 ‘항공기 탑승 금지자 명단’에 올라 있어 그에 대한 신원을 확인했다며 다소 상반된 발표를 했다.
▲3일 오후 11시45분께 샤자드를 태운 비행기가 게이트를 떠나 활주로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칫 범인은 비행기를 타고 유유히 미국을 벗어날 위급한 상황을 맞는다. 그러나 수사 당국은 신속하게 비행기를 되돌린 후 샤자드를 검거한다. 수사관들은 샤자드 이외에 2명의 승객을 함께 연행했으나 다음날 풀어줬다. 당국은 공항에 주차된 이수주 SUV 차량에서 9㎜ 권총과 탄약을 수거했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4일 테러기도 용의자인 파이잘 샤자드가 거주했던 코네티컷 브리지포트의 한 주택에서 증거물들을 수거하고 있다. (AP)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