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은 그곳 우르드 말로 ‘순수한 사람들의 나라’라는 뜻이다. 인구 1억7,000만 명으로 세계에서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는 가장 회교도가 많은 이 나라는 회교를 건국이념으로 해 세워진 첫 번째 현대국가다. 이 나라 수도 이름이 ‘회교의 집’을 뜻하는 이슬라마바드인 것만 봐도 이 나라에서 회교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최초의 범세계적 회교 단체인 세계 회교 회의도 이곳에서 생겼다.
이 나라 회교의 특징은 인도와의 분립 독립 투쟁을 거치면서 어느 곳보다 극렬 과격분자가 많다는 점이다. 1947년 독립을 하면서 수많은 테러와 힌두교도 학살 사건이 벌어졌고 독립 후에도 회교도가 다수인 국경 인근 카시미르 지방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 나라도 파키스탄이다.
이 나라는 지금도 알라를 위해 죽거나 이교도를 죽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극렬 회교도 양성소가 가장 많은 나라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 알카에다에게 근거지를 마련해 준 탈레반도 그 기원을 따져 보면 파키스탄에서 길러낸 것이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면 1993년 뉴욕 세계 무역센터 폭파를 기도했던 람지 유세프, 9/11 테러의 조종자인 칼리드 시크 모하메드, 월스트릿 저널 기자를 죽인 오마르 사이드 시크가 모두 파키스탄인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오사마 빈 라덴이나 그 하수인 알 자와히리, 모하메드 아타 모두 파키스탄에서 테러의 이론과 실제를 배웠다. 파키스탄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테러의 온상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9/11 이후 미국으로부터 180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음에도 파키스탄 내에서의 테러리스트 양성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뉴욕 타임스 스퀘어 차량 폭탄 테러를 기도한 파이잘 샤자드이다.
파키스탄 상류층 출신으로 미국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은 그가 어떻게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려 했는가는 차차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 보면 일자리를 잃고 집까지 차압당해 미국에 환멸을 느낀 그가 파키스탄에 가 테러 훈련을 받고 다시 미국에 잠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테러 미수 사건은 범인이 탈출 직전 비행기 안에서 잡히는 등 한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용의자가 아슬아슬 하게 잡힌 것은 아직도 미국 반테러 대책이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연기 나는 차량을 재빨리 신고한 시민이나 기민하게 출동해 폭탄을 제거한 경찰 등은 이제 미국에서 테러를 저지르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는 점을 말해주기도 한다. 테러와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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