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탓 대학 졸업해도 미국서 취업못해
한국 기업 등서 러브 콜… 혜택 많아 만족
대학 졸업 후 미 기업들과 정부기관에 취업을 시도했으나 낙방을 거듭했던 한인 박모(23)씨는 현재 한국에서 어학원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페퍼다인 대학을 졸업했으나 취업하기 힘들었던 박씨는 시야를 한국으로 돌린 뒤에야 취업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박씨는 “미국서 자라서 한국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좀 내키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어학원 측이 주거까지 제공하고 있어 미국 보다 생활비가 적게 들어 저축까지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과학수사요원을 준비해 왔으나 결국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한국행을 결정했던 한인 한모(31)씨는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현재 한 대학교의 영문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한씨는 “미국에서 자라 한국에서의 삶이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월급도 많고 인센티브도 좋아 한국에서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미국에서 직장을 찾지 못한 한인 2세들의 한국행이 늘고 있으며 한국 대기업이나 원어민 영어강사로 취직하는 미국인들도 있다.
LA 한국교육원 한상신 부원장은 “미국의 계속된 불경기로 취업하지 못한 한인 2세 학생들이나 미국인 학생들이 원어민 영어강사직에 지원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특히 올해는 원어민 영어강사 프로그램(TalK) 지원자들의 학력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TalK는 한인 2세 학생이나 외국인 대학생을 초청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농어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실시하는 한국 정부 지원 프로그램.
최근 한인 2세들의 한국행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 기업들이 이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와 혜택을 주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이들을 고용한 한국기업이나 학원은 이들에게 월급과는 별도로 아파트 렌트비와 생활비를 따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월급을 달러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어 환율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박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큰 액수의 학자금을 대출 받았으나 한국에서 일한 몇 개월 동안 융자금 상당액을 상환할 수 있었다”며 “2세들도 미국 직장만 고집하기보다 한국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기대보다 훨씬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있다”고 한국 취업을 권하기도 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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