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전쟁의 위험 속에 휩싸였다.
아니 벌써 전쟁이 일어나도 몇 번은 일어났어야 했다.
외신이나 한국의 보수언론에 의하면 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 "남북간의 무력충돌의 위험을 고조시키고 20여년 만에 한반도에 가장 심각한 위기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한반도에서의 전쟁: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예상 시나리오 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북풍을 선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반도를 위기 속에 처해 있는 것같은 분위기로 몰아가서는 안 되는데도 말이다. 답답한 마음에 한국의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이들의 입을 통해 나온 얘기 중에는 전쟁의 ‘전’자도 포함되지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보수단체들을 중심으로 한껏 거들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책임과 관련, 북한의 책임을 묻고 응징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 및 궐기대회를 연일 열고 있다. 본국의 보수단체들만이 거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주지역 평통에서도 급기야 언론지상을 통해 신문의 한 면을 다 차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내용에는 친북발언 규탄과 중지, 한국정부가 취한 사후 조치에 대한 지지, 국내외 친북세력들에 대한 규탄, 미국정부의 역할, 한국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받아낼 것과 재방방지를 위한 최선의 정책 취할 것 등이다.
하지만 빠진 것이 있는 듯하다. 공격당한 우리 군의 책임자 처벌은 왜 거론하지 않는지, 우리 영해를 그토록 허술하게 지킨 책임은 왜 묻지 않았는지 아쉬운 대목이다.
아쉬움은 평통의 성명서 내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자는 이번 천안함 사태와 관련 본국 정부의 발표나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완전한 이해에 도달하기에는 2%가 부족함을 느낀다. 많은 이들이 천안함 침몰사태에 대해서 아직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심스레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가령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서재정 교수의 얘기처럼 어뢰에서 발생되는 파편이 천안함 도처에 박혀 있어야 정상인데 천안함에는 물론이고 인근 해저를 뒤져서 어뢰 추진동력부를 건져 낸 쌍끌이 어선조차도 파편은 찾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버블효과로 천안함이 절단되었다면 함선 안에 있던 병사들은 충격을 받아 부딪쳐 골절상을 입던가 큰 데미지를 입었어야 하는데 이런 흔적도 없다는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있다가 자동차 사고로 차가 반 토막 났음에도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이 찰과상이나 골절상이 없었다는 얘기와 동일하다.
이밖에 충격파에 의했다면 선체 내부 40mm 탄약고와 76mm 탄약고에 있던 탄약들이 어지럽혀져 있어야 함에도 너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내용물들도 마찬가지다. 북한 어뢰에 쓰여 있는 1번이라는 표식도 녹슨 것 위에 쓰여 있는 듯해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의문점들에 대한 민.군 합동조사단이나 한국정부의 답변은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증거들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시켜 줄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며칠 전 만나서 얘기를 나눈 대표적인 대북 유화정책론자인 스탠포드대 신기욱 교수조차 "북한의 소행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라는 말처럼 기자 역시 북한의 행위라고 믿고 있다.
그러기에 본국의 영토를 침범당한 군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과 이 같은 의문점을 해소시켜 줄 설명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꾸만 한반도를 위기 속으로 몰아넣지 말고 말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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