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5월24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된 대국민 담화문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정전 중에 있음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군의 최고책임자로서 그간의 안일한 국방태세를 자인하고 1953년 휴전협정 이후 60여년이 지나면서 마치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처럼 생각해온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천안함의 교훈은 단지 한국이 휴전 중임을 상기시키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고 좀 더 멀리 그리고 더욱 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천안함 사태는 우리 자신을 살펴보는 기회를 주었다. 천안함의 침몰조사 발표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행태에 우려스러운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경험이 없어 그렇다 쳐도 의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마땅히 공분을 느껴야 할 텐데 일부 국회의원들은 공공연히 한국정부 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투의 발언을 하고 있었다.
정부당국은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이 사회 곳곳에 있음을 직시하고 강력한 관련법 적용과 아울러 정체성 교육, 복지예산 확충, 광범위한 서민정책 시행 등 전반적인 정책 개비가 따라야 한다.
둘째로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를 재확인시키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그동안 북한이 어째서 한국과 미국 사이를 떼어놓고 반미사상을 주입시키는데 혈안이 됐는지 다시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한국이 누란의 위기에 빠졌을 때 가장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인 것이다.
셋째로 중국은 우리의 친구도 적도 될 수없는 상대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전 정권 때는 중국과 가깝고 미국을 멀리하는 바보스런 외교정책을 펴기도 했지만 중국은 한국전쟁이나 지정학적으로 볼 때 북한 편에 서 줘야하고 한반도의 통일 후에도 조선족이라는 소수민족 문제로 한국과 크고 작은 마찰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아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나라인 것이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교역국으로 표면상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경 분리를 내세워 천안함 사태에 관해서는 아무리 잘해도 중립적인 자세거나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일 것이다. 천안함 사태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비극이지만 한편 김정일 왕조의 말로가 가까워졌다는 징조이기도 하다.
한국 국민은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해 온 저력 있는 민족이다. 지금의 국력이면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너끈히 분쇄할 수 있고 북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도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만연 /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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