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탠포드 대학에서 한국 영화 ‘포화 속으로’의 시사회가 개최됐다. 시사회는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영화 속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라고 표기한 지도가 등장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포화 속으로’는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포항의 한 중학교에서 북한 인민군과 맞서 싸운 학도군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스탠포드 대학 아태연구소(Asia-Pacific Research Center)는 한국 전쟁 60주년을 맞아 이 영화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사회를 계획했다고 한다.
이날 시사회는 영화제작에 소요된 비용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인 뿐만 아니라 다수의 외국인들도 참석해 한국 전쟁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이런 뜨거운 관심을 보인 자리에서 영화 ‘포화 속으로’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등장시키는 실수를 보였다. 하지만 ‘포화 속으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이를 지적하는 관객의 질문을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 이번 사건이 네티즌들을 통해 반발이 일자 그제서야 공식적인 사과를 했지만 이는 관객 수를 고려한 ‘그의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기에 앞서 소재를 찾고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감독은 자신이 선택한 소재와 관련해 관객과 소통하고,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자신이 선택한 소재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를 통한 관객의 감동도 뒤따를 수 있다.
‘포화 속으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이 외국인도 다수 참석한 자리에서 자신의 영화에서 표기된 일본해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잘못을 시인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일본해를 지적하는 관객의 질문에 “13살 때 미국 역사책에서 일본해라는 표기를 처음봤고 한국 교과서에서는 동해라고 적힌 것을 봤는데 이에 대해 궁금해 했다”라는 대답은 아무래도 순간의 난처함을 모면하기 위한 얕은 수에 불과했다. 적어도 학도병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이에 대한 자신의 회고보다는 먼저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그는 한국 전쟁에서 학도병들이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 받쳐 싸운 사건을 통해 관객에게 감동을 전달하고자 했다.그러나 감동은 무엇보다 진심이 뒷받침될 때 전달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는 16일 한국에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포화 속으로’가 그 진심의 척도가 될 터이니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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