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답게 보이려고 나온 것 아니예요"
▶ ’휴먼 트래픽킹’ 심각성 알리기 위해
오는 8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미국 내 아시아계 미인을 선발하는 ‘2010 미스 아시안 아메리카’ 대회가 열린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고자 미인대회에 출전하지만 이날 열리는 대회에는 특별한 이유를 위해 무대에 서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한인 2세 앤젤리카 이(한국명 이인아, 26, 사진)씨. 그녀는 "미스 아시안 아메리카에서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는 것보다 자신에게는 중요한 출전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연방정부 특별수사기관(Special Agent)에서 근무했던 그녀는 수사하면서 느낀 ‘휴먼 트래픽킹(Human Trafficking)’의 심각성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고자 이 자리에 참석한다. ‘휴먼 트래픽킹’이란 납치, 고용, 매수 등으로 아이들을 데려와 성매매, 강제노역 등을 시키는 범죄이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아이들을 데리와 빌딩에 가둔 채 학대하고 강제로 마약, 성매매, 비디오 촬영 등을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씨는 이미 ‘휴먼 트래픽킹’이 미국에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199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인 마사지샵이 특별수사기관에 걸렸는데 이곳에서는 16세 아이들이 몸을 팔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곳의 아이들은 ‘휴먼 트래픽킹’에 의해 미국에 오게 된 경우였다. 이 씨는 대회 당일 이러한 ‘휴먼 트래픽킹’에 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씨는 UC버클리에서 정치학과 영어를 전공했다. 그녀는 학부 시절부터 ‘휴면 트래픽킹’, ‘아동 포르노 그라피(어린이를 내세운 외설물)’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특별수사기관에서 근무할 당시 팀원 50명 중 여자가 3명 밖에 없을 만큼 위험한 근무 환경에도 항상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그녀는 사회보장국 홍보부로 근무지를 옮겼지만 여전히 ‘휴먼 트래픽킹’과 싸우고 있다. 그녀가 근무지를 옮긴 이유는 정부의 법을 따라야만 했던 조직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특별수사기관은 정부의 법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수사를 하면서 ‘휴먼 트래픽킹’과 관련된 법을 다시 재정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위치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또한 특별수사관으로 근무하며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쳐야 했던 그녀는 대중과의 소통을 원했다. 심지어는 이름까지 바꿔야 했다. "평소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좋아하는데 직업상 어려웠다"면서 "특히 ‘휴먼 트래픽킹’이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휴먼 트래픽킹’과 끝까지 싸울 예정이다. 이 씨는 "휴먼 트래픽킹은 이미 너무 만연되어 있어 단절한다는 것이 힘들다"면서 "그래서 한 단계씩 계획을 세워 천천히 이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현재 일을 하면서 동시에 대학원에서 리더십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이나 고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며 강연도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리더십을 가르치고 ‘휴먼 트래픽킹’의 심각성을 전해 학생들이 ‘휴먼 트래픽킹’을 추적하는 비영리 재단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사회보장국 홍보부에서 근무하며 밖으로는 대중에게 ‘휴먼 트래픽킹’을 이해시키고 안으로는 의회에 ‘휴먼 트래픽킹’ 관련 법안의 개정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차츰 이뤄가다보면 언젠가는 ‘휴먼 트래픽킹’이 이 땅에 발을 디딜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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