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되면 각 교회마다 계획하고 준비한 VBS (여름성경학교)가 시작 됩니다. 교회마다 사정에 따라 각각 다른 시일에 하게되는 VBS에 저희들이 다니는 교회의 VBS를 마치고 할머니가 다니는 교회에 VBS를 가겠다고 조르는 손녀를 일찌감치 등록해 놓았습니다. 할머니네 집에서 자고 강아지 산보도 시키고 VBS도 간다고 손녀는 제법 들떠 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 여름방학에 친구를따라 VBS를 간것이 예배당의 첫발 이었습니다. 친구는 그날 교회에서 별 세개를 받았습니다. 하나는 출석, 하나는 그날의 요절을 외운것 그리고 하나는 친구인 나를 교회로 인도했기 때문 이었습니다. VBS 가 끝나면 별을 많이 받은 사람은 상품으로 공책, 연필 등을 받기 때믄에 모두 열심히 친구들을 데리고 가려고 했습니다. 6.25가 지나고 얼마되지 않은 그시절엔 모든것이 귀하고 없는것이 있는것 보다 많은 어려운 때 였습니다.
교회에간 첫날은 내가 학교 다니느라 늘 지나다니던 돈암동 로터리에 있는 제중병원 원장님이신 방재선 장로님이 강단에 스셨습니다. 우리앞에 서신 장로님은 우리에겐 너무나 훌륭하고 누구를 부러워 하거나 아쉬울것이 아무것도 없는듯한 큰 어른이었습니다. 코흘리게 어린것들을 예배당 가득히 모아놓은 장로님은 “내가 의사 인데” 하면서 청진기를 목에 걸었습니다.
“ 내가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환자의 가슴에 이청진기를 대고 잠간 동안 하나님께 내가 올바로 진찰해서 이환자를 고칠수있게 해주세요. 그리고 제조약을 지으면서 하나님, 이 환자가 이 약을 먹고 꼭 낫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어린시절, 장로님의 말씀은 잘 박힌 못처럼 내 가슴속에 꽂혔습니다.
“아, 저렇게 훌륭한 의사 선생님도 하나님한테 기도 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저 의사 선생님이 지어주는 약을 먹으면 잘 낫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장로님의 모습과 말씀은 오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나 기억에 생생 합니다. 친구의 “꼬심”에 우연히 발을 디딘 예배당-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건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할머니 교회의 VBS를 꼭 가겠다고 조르는 손녀의 가슴에 또한 참석한 모든 어린이들 가슴속에 잘 박힌 못같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이번 VBS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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