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세계 최초로 순식물성 마쉬 멜로우(mash mellow)를 시장에 내놓으며 주류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뉴욕의 ‘스위트 앤 사라’가 미 전역은 물론 올해 해외로까지 판로를 넓히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인 2세 사라 손씨가 개발한 ‘100% 식물성 핸드메이드’ 마쉬 멜로우 제품은 초기에는 채식주위자들을 위한 뉴욕의 일부 상점에서만 판매되었지만, CNBC, 푸드네트웍 등 메이저 방송국에서 소개된 이후 유기농 마켓의 대명사 홀푸드 입점에 성공하고 이제는 일반대중이 모두 즐기는 웰빙 스낵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뛰어난 발명품이나 대박 상품이 탄생한 배경에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동기가 크게 작용한 경우가 적지 않듯이 스위트 앤 사라 마쉬 멜로우의 탄생 배경에는 ‘초코파이’가 있다.

한국에서 온 국민의 간식거리로 사랑받아 온 초코파이를 뉴욕에서 태어난 손씨도 유난히 좋아했다. 그러나 손씨는 13세의 나이에 고기와 생선은 물론 우유와 계란도 먹지 못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자(Vegan. 베건)가 됐고 “그 좋아하던” 초코파이를 먹을 수 없게 됐다. 초코파이는 물론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마쉬 멜로우가 동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초콜릿과 어울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마쉬 멜로우의 맛을 잊지 못하던 손씨는 자신과 같은 베건도 먹을 수 있는 마쉬 멜로우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채식주의자 시장의 규모, 마쉬 멜로우가 미국인에게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시장성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손씨는 “캠프를 가면 꼭 마쉬 멜로우를 모닥불에 구워먹는 미국인들에게 식물성 제품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소식일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2005년 아버지의 도움으로 우드사이드에 조그만 창고를 빌려 주방으로 개조했고 직원 한명 없이 혼자 힘으로 제품 개발에 1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미역 추출물을 사용한 마쉬 멜로우다. 동물성 지방이 전혀 없으면서도 쫀득하고 달콤한 맛은 그대로 살렸다. 단점은 개발비와 재료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 당연히 판매가도 일반 제품에 비해 훨씬 높았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NBC 방송이 취재한 뒤 일부 유기농 상점에서만 판매되던 스위트 앤 사라가 전국 수백개 매장을 거느린 홀푸드사에 관심을 끈 것이다. 이후 2008년 ‘마사 스튜워트 웨딩’, 2009년 ‘레이첼 레이쇼’에 출연했고, 올해도 푸드 네트웍과 타임 아웃 뉴욕에 소개되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재는 롱아일랜드시티에 9,000스퀘어피트 규모 공장을 갖고 뉴욕과 뉴저지에만 17개의 홀푸드 매장을 비롯해 50여개 매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손씨는 “초반에 큰 빚을 졌기 때문에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면서도 여전히 개발비를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마쉬 멜로우외에 각종 비스코티, 마카룬, 라이스 크리스피 등 미국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는 스낵 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마쉬 멜로우의 본고장인 영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초코파이를 좋아했던 소녀가 이제는 30대 여성사업가가 되어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템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박원영 기자>
사라 손 대표가 롱아일랜드시티 사무실에서 스위트 앤 사라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지난 4월 타임아웃뉴욕에 소개된 스위트 앤 사라의 코코넛 마쉬 멜로우
C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