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작업이 이리 어려운줄 미쳐 몰랐다.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얘깃거리는 많은데 말이다.
엄마가 한마디로 함축시키신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 아무리 귀한 것들이 주어졌더라도 그걸 한데 이쁘게 엮는 수고를 하지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시면서.
엮는 수고를 용기있게 해야한다는 진리를 배운 경험이 있다.
낯선 LA지역 Torrance로 이사한, 갓 결혼한 후였다. 음악은 전공했지만, 딱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를때였다. 집 바로 옆에 있는 Community College에서 새학기 안내책자가 왔다. 훑어보니 저녁에 모이는 여성합창단이 있어서 등록을 하기로 했다. 18세의 대학생부터, 평생 노래를 해오신80대 할머니까지, 각양 각색의 여러 사연들을 가진 50명정도의 여성들이 매주 수요일 밤마다 모여합창을 하는거였다.
내인생을 바꿔놓은 두번째의 멘토이신 미국 여성 지휘자 1세대인 Dr. Jane Hardester교수님을 오디션때 만나 그자리에서 부지휘자로 임명을 받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러 간것인데, 발성과 파트연습도 시켜야했고, 교수님이 오시지 못하는 날은 대신 리허설도 해야했다. 그당시에는 경험도 전무하고, 수줍어서 남을 통솔한다는게 스트레스 쌓일정도로 두려웠었다.
교수님께서 내인생길에 새로운 돌다리를 놓아 주시는 말씀을 해주셨다. 본인이 남들보다 탈렌트가 많아서 저명한 지휘자가 된것이 아니라, 살면서 더많은 재능을 가진 여성들을 많이 봐왔지만, 모두들 중도에서 포기를 하더라며, 속으로만 가지고 있으면 소용이 없다 하셨다.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도 더하고, 경험도 쌓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끝까지 남아있는것이 중요하다 하셨다. 그 말에 힘입어 대학원에 도전할 용기도 얻고, 적극적인 자세도 갖게 되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오늘도 그저 주어진 구슬들을 바라만 보지 말고 꿰기 위해 실을 잡으라 하신다. 그래서 아이들과 찬양을 하러 17번 도로를 넘어 산호세로 가면서 오늘도 머릿속을 굴러다니는 구슬들을 모아 꿰어서 또하나의 보배를 만들 생각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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