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명 이상의 여성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HIV)로부터 여성을 보호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성용 젤이 그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이 20일 밝혔다.
‘프로(PRO) 2000’으로 알려진 이 여성용 젤은 신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과정인 3단계 실험까지 거쳤다.
에이즈퇴치 관계자들은 여성들을 HIV로부터 보호하는 데 여성의 질에 바르는 젤(gel) 형태의 신약개발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었다. 특히 강제 성교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돼 있는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여성들이 에이즈와 싸우는데 `혁명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는 첫 돌파구가 지난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18회 국제 에이즈회의에서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카프리사(CAPRISA) 004’로 명명된 여성용 젤이 ‘2b 단계’ 실험까지는 HIV 감염위험을 전반적으로 39% 낮췄고 꾸준히 사용한 여성들에게서는 54%가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준은 카프리사 젤을 신약으로 승인할 수 없는 정도였다.
이 크림에는 테노포비르(teno fovir)가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면역세포 안에서 HIV가 자기복제를 못하게 한다.
프로 2000의 작동원리는 다르다. 이 약품은 HIV와 HIV가 목표로 삼고 있는 세포 간 상호작용을 못하게 함으로써 에이즈 감염으로부터 보호한다.
프로 2000의 임상실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 우간다, 잠비아의 13개 병원에서 실시됐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여성들은 18세 이상으로 활발한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HIV 보균자가 아니었다.
이들은 진짜 젤과 가짜 크림을 바른 뒤 12주, 24주, 40주, 52주째에 HIV상태를 검사받았다. 결과는 프로 2000이 안전하긴 하지만 효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안전관련 사고는 드물게 나타났다. 그러나 HIV-1 감염은 각 그룹에서 매우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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