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자주 등장하는 화두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라는 뜻인 이 말은, 즉, 높은 사회적 신분에는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15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과 프랑스 간에 백년전쟁(1337-1453)이 영국의 승리로 끝나자 프랑스 칼레시를 점령한 영국은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칼레시의 대표 6명이 목을 매 처형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자가 처형을 자청하였고, 이어서 시장, 상인, 법률가 등의 귀족들이 처형에 동참했다. 그들은 다음날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다. 그러나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시민 여섯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살려주었다. 이 이야기는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되었다.
로마 귀족들은 자신들이 노예와 다른 점이 단순히 신분이 아니라 사회적 의무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길만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귀족을 비롯한 사회지도계층이 중요시 했던 사회적 의무 중 하나가 병역의무다. 실제로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영국의 전통있는 이튼칼리지 출신 중 2천여명이 전사했고, 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두 아들은 물론 손자들까지도 군복무를 당연한 것으로 이행하고 있음은 물론 위험한 전쟁에까지도 출전하는 모범을 보였다.
고대 로마에서는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시설을 신축하거나 하면 그 건물이나 도로에 그 귀족의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그들은 이를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근래에 와서 자주 본보기로 거론되는 것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재산의 많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것이다. 어렵게 치부를 하거나 높은 자리에 오르고 나면 가족은 물론 친인척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네 정서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어머어마한 결정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