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9.11 테러 미국 배후설’ 주장이 올해 유엔총회장 주변을 달구고 있다.
미국의 한 복판이자 테러의 직격탄을 맞아 9년 전 3,000명이 숨진 맨해턴, 그것도 유엔 총회 기조 연설장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한 것이 파장을 증폭시키는 이유로 보인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23일 연설에서 “세계 일각에서는 미국이 실질적으로 9.11 테러 공격의 배후에 있었다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미국 음모론’을 제기하자 미국 등 서방 외교관들이 이에 반발해 총회장에서 퇴장했고, 미국 유엔 대표부와 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24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여기에 합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9.11 테러가 일어났던) `그라운드 제로’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맨해턴에서 그런 언급을 한 것은 혐오스러운 것이며,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다른 문화와 종교간 대화를 통한 극단주의 해소를 목표로 하는 `문명 동맹’ 회의에 참석해 “극단주의자들이 서방과 이슬람 세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상대방을 사탄시 하는 극단주의에 맞서서 국제 공동체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작은 그룹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특히 말 한마디로 인해 그 피해가 증폭될 수 있다”고 아마디네자드에게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아마디네자드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뉴욕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발언을 옹호했다.
그는 “나는 어떤 판단을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진상 조사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유엔 내에 9.11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테러 공격 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과도한 행동이었다며 “한 명의 테러리스트가 숨어 있다고 해서 전체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중동 전체를 장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입만 열면 미국 비방에 혈안이 돼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장에서 보좌관으로부터 귀엣말을 듣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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