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함께 나눈다’는 해병 전우들이 반세기를 훨씬 넘어 한국도 아닌 워싱턴에서 극적으로 조우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전이 막 끝났던 1953년 가을 해병대 31기생으로 입대한 전정권(76)씨와 신영철(77)씨. 두 사람은 며칠 전 워싱턴연합해병대전우회(회장 김화성) 센터빌 사무실에서 57년 전 훈련소를 끝으로 헤어졌던 동기를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소를 나눴다.
하늘이 처음 맺어준 인연은 플로리다에서 살다 최근 버지니아로 이사 온 신씨가 회원 등록을 하기 위해 사무실을 들르면서 다시 이어졌다. 신씨가 자신이 31기생이라고 밝히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현 자문위원이 전정권씨도 31기생이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마침 그 시간에 사무실에 있었던 전씨는 신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눌 수 있었다.
전씨는 “동기들이 3,000여명 정도였기 때문에 일일이 얼굴을 기억할 수 없고 50년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같은 기수라는 것만으로도 금세 전우의 정을 되찾았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씨도 “누구보다 함께 고생했던 전우를 이렇게 만나니 너무 반갑다”며 “이런 좋은 일을 만들어준 해병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부산 해병대 사령부 사령관실에서 근무했던 전씨는 섬유업계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2003년 자녀들이 있는 센터빌로 이주해왔으며 1녀2남을 두고 있다. 전씨 보다 훨씬 앞서 미국에 이민 와 살고 있던 신씨도 아들이 살고 있는 북버지니아로 이사를 결정했다.
해병대전우회의 김화성 회장은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라는 자긍심으로 동기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병대였기 때문에 이런 만남이 가능했다고 본다”며 두 사람의 만남이 각 해병단체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한편 워싱턴 지역 해병단체들은 26일(일) 오후 1시 카더락 공원에서 9.28 서울수복 기념식을 합동을 개최한 뒤 화합을 다지는 야유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의 (703)283-2822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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