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쁜이 꽃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열차 설레는 가슴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박자는 틀리고 음정은 제멋대로지만 할아버지 가수의 진지한 표정만큼은 프로를 뺨쳤다. 자칭 ‘동네 가수’들의 노래자랑 한판이 벌어지자 작은 무대도 객석도 어깨가 들썩거린 하루였다.
미주한인노인봉사회(회장 윤희균)가 마련한 제5회 추석맞이 경로잔치가 300여명의 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25일 펠리스 식당에서의 잔치에는 노래와 연주, 무용, 리듬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고향을 찾지 못하는 허전함과 나이가 들수록 치밀어 오르는 외로움을 날려버렸다.
1부는 김옥순 사무총장의 사회로 김재동 목사의 기도, 윤희균 회장의 인사말, 김택용 목사의 축사, 장수상 및 부부 화목상 시상식으로 진행됐다.
장수상은 박기호 옹(100세)이 수상했으나 건강문제로 불참했다. 부부 화목상은 김현규, 정임교 부부(타이슨스 타워 거주)가 수상했다. 이 부부는 중앙시니어센터에서 독거노인 식사배달을 2년째 봉사해오는 등 남다른 금슬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소프라노 오성미씨의 독창과 아여모 크로마하프 찬양단의 연주에 이어 2부는 하금주 수석 총무의 사회로 문화의 향기를 만끽한 시간이었다.
점심식사에 이어 박시몬 씨의 기타 연주에 맞춘 노래, 은한나씨의 한국 무용, 조미경씨의 리듬체조, 워싱턴여성회원들로 구성된 다민족 4중창단의 노래는 장내의 신명을 한껏 돋웠다.
또 즉석 노래자랑 시간도 마련돼 노인들이 숨겨놓은 가요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흥겨움을 더했다.
리우드 노인아파트에서 왔다는 김명식 노인은 “불경기에다 명절의 쓸쓸함이 짙었는데 풍성한 잔치를 마련해 너무 좋았다”며 “한가위만 같아 라는 말처럼 매일 요즘 같았으면 좋겠어”라고 활짝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경로잔치 준비위원장은 강남중 동아식품 대표가 맡았으며 H마트, 롯데플라자 등에서 상품을 제공해 잔치의 의미를 빛냈다.
사재를 털어 5년째 노인잔치를 베풀어온 윤희균 회장은 “예상 밖으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겁게 하루를 보내니 피곤함도 모르겠다”며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더욱 정성을 다해 노인들을 모시고자 했다”고 말했다.
2007년 노인들이 스스로 다른 노인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창립된 미주한인노인봉사회는 그동안 경로잔치 외에도 독거노인 방문 청소 및 가구 정리, 한인행사 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문의 (703)346-1925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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