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 있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근간을 이루는 귀족이나 사회지도층이 갖는 사회적 의무감은 하루아침에 터득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신분에 걸맞는 교육,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부모로부터의 교훈 등이 생활화되어 얻어진 삶의 일부이다.
부정과 비리가 폭로되거나 탈세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을 때에나 궁여지책으로 서둘러 발표하는 부의 사회환원이나 기부 이야기를 꺼내는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그렇다고해서 기부와 나눔의 정신이 반드시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야만 함양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귀족의 신분이 따로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각 사회적 의무감을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귀족이 될 수도 천민이 될 수도 있다. 어느 가문에 태어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귀족이 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어떻게 하면 기부와 나눔의 정신을 기르고 닦을 수 있을까.
수년 전 필자의 아이가 유아원을 다닐 때 같은 반 친구 요셉이 있었다. 요셉이 어느 날 예쁘게 포장된 책을 한 권 가져와 선생님께 내밀었다. 그 날이 요셉의 생일이라 모든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유아반 교실에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유태인들에게는 ‘tzedakah’ 라는 풍습이 있다. 히브리어로 베푼다는 자선의 뜻이다. 특히 정의롭게 베푼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단어이다. 남에게 정의로운 자선을 베풀음로써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뻐하고 기념하는 풍습인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의로운 풍습인가. 우리 모두가 요셉이와 같은 마음으로 성장한다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특별한 계몽이 필요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 풍습에도 매년 정월이 되면 어김없이 동네 어귀 문방구점 문앞에 빨간 돼지저금통들이 주렁주렁 달리기 마련이다. 하루에 작은 동전 하나씩 모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는 습관이 생활화 되는 날이 올 때 비로소 우리 나라도 진정한 선진사회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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