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을 드나들며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만나고 워싱턴 사교계에서 에스티 로더, 헨리 키신저, 앤소니 퀸 등 수많은 저명 인사들과 어울리는 ‘영화같은 삶’을 살았던 송영희(미국명 신디)씨. 현재 메릴랜드 락빌에 거주하고 있는 송씨가 지난 해 발간된 자신의 영문 회고록 ‘Bamboo Heart’를 한국어로 번역, 출판했다.
‘신디, 오 신디’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회고록은 ‘신디와 애플즈’라는 이름으로 ‘진짜’ 동남아 순회 공연을 다녔던 가수 송영희와 한국을 떠난 뒤 미국에서 한미 정치,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며 특이한 이력을 남겼던 ‘신디 송’의 삶이 매우 솔직하게 담아놓고 있다.
1935년 부산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4.19 혁명, 베트남 전쟁을 관통하면서 그는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던 어린 가장, 한 시대를 풍미하는 가수, 전쟁 속에서 국적을 뛰어넘는 사랑에 빠진 여인, 누구보다 독립적인 여류 사업가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그러나 특별한 삶을 살았다고 해서 폭로성 이슈로 관심을 끌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충실하게 자신의 개인적 삶을 드러내는 송씨의 회고록을 통해 독자들은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담백하고 진솔한 한국의 과거를 만나고 깊이 공감한다. 송씨 자신도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아오면서 미국인이 되기도 하고 아시아인이 되기도 하지만 수줍음 많은 한국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전문 작가가 아닌 송씨가 20년의 긴 시간을 투자해 영문 회고록을 낸 것은 아들 에드워드가 큰 이유였는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본 얼티메이텀’ ‘브레이브 원’ 등의 영화 제작에 카메라맨으로 참여한 아들에게 ‘한국’과 ‘엄마’라는 뿌리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송씨의 회고록을 출간한 진명 출판사는 ‘신디, 오 신디’를 ‘휘몰아치는 세계 역사, 그 태풍의 눈에서 자란 작고 여린 여인의 성장기이자 한국의 수많은 강인한 누이들의 이야기“라고 평하고 있다. 서문은 미국 NBC 방송 기자로 활동했고,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지냈으며 송씨의 남편이었던 론 네슨씨가 썼다.
문의 Cindysong@aol.com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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