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피터 다이아몬드 MIT교수가 노동시장 규제와 정책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로 2010년 노벨 경제학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는 오바바 정부가 검토 중인 2차 경기부양책을 지지하여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의 진단과 처방이 과연 실업률이 치솟아 비명을 지르고 있는 미국에 적절한 조치가 될지 궁금하다.
해마다 10월이면 각 분야의 노벨 수상자들이 발표된다. 그 많은 수상자들은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 환상적인 불꽃놀이처럼 한 순간 빛나다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물리학자들이 있다. 최초의 방사성 원소 폴로늄과 라듐의 발견으로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공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최초여성 폴란드 출생인 프랑스의 마리 퀴리다.
나는 지난주 흉부 X선, 유방암 검진, 뼈 밀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받았다. 최신첨단 기계에서 투사하는 방사선이 나의 조직과 뼈 속을 뚫고 통과한다는 것이 온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부위별로 손목과. 대퇴부, 척추 등의 뼈를 영상으로 본다는 것은 살벌한 기분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기계문명의 덫에 걸려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의 혜택으로 질병 진단과 암 치료 등 의료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고 삶의 질의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과학 분야의 기술 개발과 윤리 문제는 서로 충돌하면서 공존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류문명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마리 퀴리 부부는 무려 8톤의 우라늄 광석의 돌덩어리에서 라듐을 추출하는, 거의 중노동에 가까운 연구에 몰입했다. 결국 퀴리 부인은 계속되는 연구와 반복되는 방사능 노출로 백혈병의 희생자가 된다.
마리 퀴리 부부가 방사능의 존재를 처음 발견했을 때는 순수한 진리 탐구의 동기와 열정으로 일구어낸 결정체였을 것이다.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훗날 노벨 수상자들이 경쟁적으로 핵물리학 연구 분야에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지닌 원자폭탄 이라는 대량 살상무기를 탄생시켜 끔직한 공포의 재앙을 불러올 줄 상상이나 했을까?
핵 개발, 핵 실험 등을 통해 만들어진 대량의 방사성 물질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이 땅을 파괴하고 방사성 폐기의 쓰레기장으로 더럽히고 있다. 인류 문명을 이끌어 온 최초의 원동력은 ‘불’이었다. 불은 우주공간에 떠 있는 태양의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다.
우주공간에서 지구에 도착한 햇빛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젖줄이며 지구에 변화무쌍함을 안겨준다. 지구에 다다르는 태양 에너지의 양은 원자력발전소를 몇 억 개를 합쳐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여러 나라 국적을 가진 핵 물리학자들은 좀 더 큰 파괴력을 끌어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노벨이란 상인이 살상무기인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 벌어들인 피 묻은 돈으로 노벨상 기금을 만들었다. 인류에 공헌한 이들에게 연구비로 주어 비도덕성에 대한 죄책감의 짐을 벗고 싶었던 그의 소망이 다른 방향으로 빗나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류문명의 혈액은 에너지다. 그래서 더 많은 에너지를 얻기 위한 핵물리학자들의 에너지 탐구는 멈추지 않은 채 질주하고 있다. 이 경쟁을 부추기는 것 역시 탐욕이다. 우리는 지금 폭발적인 에너지의 원천인 원자폭탄과 원자력 발전이라는 ‘양날의 칼’을 가진 원자력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박민자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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