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 ‘호빗’이 뉴질랜드에서 촬영될 수 있도록 노동법을 당장 바꾸기로 했다고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밝혔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키 총리는 지난 25일 현지를 방문한 호빗 제작사인 미국 워너 브러더스 경영진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6억7천만 달러가 투입되는 호빗이 당초 계획대로 뉴질랜드에서 촬영될 수 있도록 계약사와 피고용인의 법적 지위에 대한 혼란을 없애기 위해 28일 국회에서 법 개정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키 총리는 27일 걸친 협상 직후 워너 브러더스 경영진들이 노사분쟁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고 그 밖에도 현행 15%로 돼 있는 세금 감면 혜택을 대형 영화의 경우 추가 제공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호빗의 경우 최고 3천400만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마케팅 비용을 뉴질랜드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의 협상 타결에 대부분의 시민이나 정치권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녹색당과 노동계 등 사회 일각에서는 뉴질랜드 정부가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을 만든 뉴질랜드 영화 감독 피터 잭슨이 원래 뉴질랜드에서 찍기로 돼 있었으나 배우노조가 단체협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배우들에게 호빗을 보이콧해야한다고 촉구하고 이에 잭슨 감독과 워너 브러더스 측이 촬영지를 다른 나라로 옮길 수 있다고 맞서면서 뉴질랜드의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었다,
키 총리와 워너 브러더스 측이 이날 협상을 타결 지음으로써 호빗 촬영으로 뉴질랜드에서는 수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뉴질랜드의 관광산업과 해외 홍보에도 엄청난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특히 이번 협상을 통해 호빗을 선전하는 모든 마케팅 DVD와 그밖의 자료에 뉴질랜드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도록 하고 세계적인 특별개봉 행사들 가운데 하나를 뉴질랜드에서 갖도록 함으로써 뉴질랜드 홍보와 관광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대신 뉴질랜드 정부는 1천340만 달러(미화 1천만 달러)에 달하는 워너 브러더스의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두 편이 제작되는 호빗 영화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세금감면 혜택도 각각 1천만달러(미화 750만 달러)까지 이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호빗 촬영과 관련해 세금감면 혜택과 마케팅 비용 등 뉴질랜드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은 1억 달러 가까이 되지만 뉴질랜드 관광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액수라고 키 총리는 설명했다.
이 같은 세금감면 혜택은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찍는 모든 대형 영화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키 총리는 "영화를 통해 뉴질랜드가 얻을 수 있는 전략적 마케팅 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생각된다."며 "재정적 측면에서 이번 협상은 매우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녹색당은 노동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뉴질랜드 노조연맹(CTU)의 헬렌 켈리 의장은 호빗이 뉴질랜드에서 촬영되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뉴질랜드가 지불하는 비용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또 오클랜드 대학의 나이젤 해워스 교수도 영화 촬영을 위해 고용법을 바꾸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는 이미 매우 합리적인 노동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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