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선거 승리로 미국 경제 및 대외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의 승인 및 집행 등과 관련해 핵심 권한을 쥐고 있는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 만큼 향후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공화당의 입김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재정지출 축소와 모든 계층에 대한 감세혜택 연장 등 각종 정책에 있어 민주당과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정지출 축소 노력
공화당의 경제정책 기조는 현재 막대한 재정적자를 고려,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 선거에 앞서 공화당 일부 지도부는 재정건전화 목표치를 제시하며 오바마 정부에 이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공화당이 예산안 통과의 키를 쥔 하원 다수당으로 등극한 것은 더욱 눈여겨볼 만
하다. 공화당은 하원을 통해 정부 지출에 대한 간섭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은 지난 1994년 빌 클린턴 정부 당시에도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켜 정부 지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지출에 대한 압박은 오바마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에도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다만 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상황에서 공화당 역시 무조건적인 지출 축소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선거 전 민주당이 추진한 부유층에 대한 감세혜택 종료도 공화당의 반대에 변화가 점쳐진다. 공화당은 부유층을 포함한 전 계층에 대한 감세혜택 연장을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선거 공약의 중심에 `감세`가 포함돼 있을 정도다. 따라서 공화당이 민주당의 정책 추진을 쉽게 내버려두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전문가들은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통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화당이 민주당과 달리 자유무역을 지지하는데다 그간 한미 FTA 이행법안 통과를 반대해 온 민주당 소속 샌더 레빈 하원 세입 위원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이번 선거에서 경제에 밀려 소외됐던 대외정책에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등 주요 외교 이슈에 대해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양측의 견해가 다르지만 그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 다만 무역정책에 있어서는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해 온 공화당이기에 무역적자 확대의 원인을 제공한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은 물론 관세 부과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의 관계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공화당의 승리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점쳤다. 연구소는 우선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전통적인 시각을 고려하면 미국경제의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이 혼선을 빚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부진이 심해질 소지가 있다"며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 부문의 악영향은 미국의 통상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연구소는 "통상압력 수단으로 환율뿐 아니라 지적재산권과 비관세장벽 등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박이 지속하면서 원화 절상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위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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