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짱.근면이 통한거죠”
▶ “뭘 해도 성공할거야” 란 IBM회장 말에 자신감
지난달 29일 뉴욕 JFK 공항 4번 터미널에 미주에서는 최초의 공항내 세탁소인 ‘JFKim 드라이클리너스’가 문을 열었다. 세계적으로도 공항세탁소는 유럽의 2개 공항과 인천공항 등 3곳밖에 없다. 이처럼 미주내 유일한 공항 세탁소를 운영하는 화제의 주인공은 터미널 직원들에게 ‘슈사인 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한인 김태용(사진)씨다.
지난 2003년부터 공항 터미널에서 의자 두 개를 놓고 구두닦이로 일해 온 김씨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와 끈질긴 노력, 그리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성실함으로 한인 비즈니스의 새장을 열게 된 것이다. 김씨의 매장은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드롭스토어 개념으로 오전 7시~오후 9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현재 고객의 80%는 직원과 승무원이지만 일반 승객들로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으며 매일 터미널을 오가는 수만 승객이 잠재 고객인 셈이다. 3시간 급행 서비스, 맡겨놓고 도착지에서 받아 보는 DHL 서비스 등으로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
김씨가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2005년경이었다. “매일 사람들의 구두를 닦다보니 자연스럽게 의복에도 눈이 갔고 세탁소 하나쯤 있으면 사업이 될 것 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승객들과 직원들을 관찰하며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한 뒤에 사업신청서를 관할 부서인 JFK LAT에 제출했다. 공항내 매장 사업권 승인 절차가 까다롭고 엄격했던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재
매장 자리를 놓고 자본력이 상대가 되지 않는 대기업과 경합이 붙었지만 결국 4년만인 지난해 10월 사업권자로 선정됐다.
김씨는 “배짱 하나로 무작정 승부했지만 결국 지난 7년간 쌓아왔던 관계가 중요한 선정 요인였다”고 말했다. 원칙이 철저한 미국의 비즈니스에서도 결국 사람간의 관계라는 점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에어포트 패밀리’ 의식이 강한 이곳에서 자신이 한명의 가족으로 당당히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말한 가족정신과 고객과의 관계는 결국 그의 사업 철학이기도 하다.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는 미국이지만 대기업(현대자동차) 출신이 구두닦이를 결심한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기왕 하는 일이면 특출하게 잘하자고 결심했다. “이 구두는 내 구두”라는 마음으로 한국식으로 ‘불광’을 내는 그에게 손님들은 반짝거리는 구두를 내려다보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직원과 승무원은 물론 고위층 사람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조언을 들었다. 김씨는 “IBM 회장으로부터 ‘당신은 무슨 일을 해도 꼭 성공할 거야’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냐”며 자신감을 갖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물론 ‘뚝심’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결정권자인 JFK LAT의 제니스 홀덴 담당자는 “처음엔 세탁소라는 비교 대상이 없어 조금 당혹스러웠지만 김씨가 치밀하게 사업 구상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공항내 다양한 비즈니스가 생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새 사업을 시작했지만 김씨는 여전히 구두닦이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에 공항 임원들을 초청해 대동연회장에서 감사 파티를 열었던 그는 “앞으로 1주년 기념식은 공항 행사장에서 한
국을 알리는 문화 행사로 열고 싶다”며 성원을 보내 준 주위 사람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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