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것이 있다. 12월에는 집 장식, 트리, 선물, 각종모임 참석, 성탄 예배등 준비하느라 머리가 쥐가 날 정도로 분주해진다. 그 중에도 내가 꼭 준비하는 것이 ‘포인세티아’ 꽃이다. 지난주에 그 꽃을 사러갔는데 마침 동이나서 씁쓸히 돌아서야만 했다. 매년 두 그루를 산다. 한 그루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서다. 포인세티아를 보면 그 각진 잎이 육각의 눈을 연상케도 한다. 혹시 크리스마스에 이곳에 하얀 함박눈만 내린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어릴때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과 눈길에 발을 구르며 새벽송을 돌았던 기억이 까마득하다. 또 그때 집집마다 그냥 돌려 보내지 아니하고 무엇 하나라도 주면 그 재미도 솔솔찮았다. 아직도 입가에 맴도는 어느 댁에서 주신 ‘센베이’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미국와서 눈이 없는 성탄절을 맞는것도 거의 30년이다. 그래도 흰 눈 만큼이나 매년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이 포인세티아의 특별한 매력 때문이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포인세티아가 불티나게 팔리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축복과 박애를 상징하는 이 꽃은 그 모양이 베들레햄의 별과 같고 빨간 잎은 예수님의 피를 상징하고 하얀 잎은 순결을 나타내고 있다. 이 꽃에 관한 이야기 하나는 멕시코의 가난한 남매가 성탄절에 아기예수님께 무엇을 드릴까 고민하다가 사랑의 마음을 담은 들의 꽃 한송이를 성전에 드렸다. 그날밤 초록의 잎이 갑자기 빨갛게 변함에 놀란 사람들이 이 꽃은 “Flowers of The Holy Night"이라 불렀다 한다. 미국에는 1825년 멕시코를 다녀오던 미국대사 Mr. 조엘 로버트 포인세트씨가 이 꽃을 가져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집에는 꽃이 잘 자라는 편이다. 이웃의 죽어가는 난도 우리집에 오면 살아서 돌아간다. 포인세티아도 일단 우리집에 오면 최소 6개월 이상 살아있다. 파란 새싹이 돋을 때는 너무 경이롭고, 그 파란 잎이 빨갛게 변할때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오며 가며 볼때마다 일년 내내 흰 눈이 생각나고 별이 떠오르고 아기예수님이 다가온다. 시들지 않고 잘 살아주니 더 감사하다. 올해 성탄절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사랑하는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 사랑이 담긴 포인세티아 한그루 선물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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