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면 생각나는 것은 에펠탑이다. 이집트 하면 피라미드고 그리스 하면 파르테논 신전이다. 중국 하면 자금성과 만리장성, 로마 하면 콜러세움이다. 한 나라와 한 문명을 대표하는 것은 예외 없이 건축물이다.
왜 일까. 건축물을 세우는 데는 우선 돈이 많이 든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당대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최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기 마련이다. 또 건축물은 손상되거나 분실되기 쉬운 동산과 달리 한번 만들어지면 오래 간다. 이것이 건축물이 무엇보다 그 사회의 상징으로 남는 이유다.
한국 하면 떠오르는 건물은 무엇일까. 남대문? 석굴암? 경복궁? 뭔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국이 아직까지는 세계인의 머리에 각인될 만큼의 획기적인 건축물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런 세계 정상급 건축물의 빈곤 현상은 옛 이야기가 돼 가고 있다. 우선 작년 봄 완공된 새만금 방조제가 그렇다. 전북 군산과 변산 반도 사이의 바다를 막아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지를 만들기 위한 이 방조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급 공사로 세계 간척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바다 한 가운데를 뚫고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놓인 이 방조제를 달려 보면 그 규모의 방대함과 발상의 대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해방 이후 60여년에 걸친 간척 사업으로 국토 면적을 10%나 늘렸는데 이 또한 세계 기록일 것이다. 이런 장기간에 걸친 기술의 축적이 새만금이란 대역사를 가능케 한 것이다.
작년 말 개통된 거가대교도 한국 기술력의 수준을 한 눈에 보여주는 걸작이다. 남해에 점점이 놓인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이 다리 완공으로 빙빙 돌아가던 부산과 거제시의 거리는 2시간 반에서 40분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한 물류 절감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짐작이 간다.
바다 위의 다리가 됐다 해저 터널이 됐다 하며 섬과 섬 사이를 터널로 뚫어 만든 거가대교의 완공은 21세기 한국의 기술과 상상력의 결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정도의 역사를 해 낼 수 있는 민족은 못 해낼 일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인의 저력’에 대해서는 오랜 전부터 들어왔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통계는 한국이 단군 이래 가장 부강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 곳곳을 다녀 보면 한국의 국운이 일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인으로 이런 시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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