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보법 무효표결 연기·독설정치에 비난 빗발…
애리조나주 투산의 총기난사 사건이 미국을 충격과 슬픔 속에 몰아넣었지만, 이 사건의 정치적 파장은 길게 드리워질 전망이다.
남서부 도시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의 일정과 우선순위를 바꿔놓는 등 워싱턴 정치에도 당장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지방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11시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미셸 오바마 여사, 보좌진과 함께 전국적으로 진행된 추모묵념을 이끌었다.
의회도 추모묵념 행사에 동참했고, 하원은 12일로 예정했던 건강보험개혁법 폐지법안 표결을 연기하는 등 이번주 의사일정을 순연했다.
티파티 운동 등 보수우파 운동의 정치적 표적이 돼왔고 건보개혁 찬성론자라는 이유로 지역구 사무실이 공격당하는 등 수차례 위협을 받아오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이 총격테러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증오를 부추기는 독설정치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은 정치적 영향의 방향을 가늠케 한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글렌 벡과 러시 림보 등 보수우파 논객들이 민주당 진영에 대한 독설정치를 주도해 왔고,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비롯,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도 선동적인 발언으로 대중들을 자극해 `대결과 증오’의 정치를 조장했다는 의견이 부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론이 확산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의도와 상관없이 정적들로부터의 정치공세로부터 보호막을 얻을 수 있다. 새롭게 하원권력을 장악한 공화당도 애리조나 총격정국에서 공세의 날을 조절하는 형국이다.
정치적 영향면에서 이번 애리조나 총격사건은 지난 1995년 168명이 사망한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테러사건과 비교되기도 한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중간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됐지만, 테러 추모정국에서 `단합’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며 지도력을 발휘해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
이번 사건의 정확한 동기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오바마 정부 최대 핫 이슈인 건보개혁 논란의 한 축이었던 민주당 정치인이 총격대상이 됐기 때문에 조용하고 숙연한 추모 분위기 속에서도 워싱턴 정국은 요동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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