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봉 춘 (수필가)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이 한국의 한 월간지와 한 인터뷰 내용을 접하고 미주에 사는 한인의 한 사람으로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한인 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했던 해외교포문제연구소의 한 간부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선거가 있거나 한인회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해외한인들의 냄새나고 아픈 곳을 절실히 짚어주어 시사하는 바 크다. 그는 해외한인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을 소박하게 직설적으로 역설한다.
“미주한인사회는 한인회장 뽑는데도 치열합니다. 지역적으로 더럽게 나눠지고 돈 쓰고... 부정선거가 끊이질 않아요. 한인들은 남이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어요. 한국에선 음식점 사장만 되어도 직함이 생겨요. 경찰서의 청소년 선도위원, 방범위원, 노인위원 등 서너 가지 직함을 얻고 그 직함으로 대접을 받아요. 미국에서는 자영업을 크게 하여도 경찰이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평통위원 자리를 놓고도 싸움이 크게 난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사니까 한국에서 참정권 준다니 여야로 싸움 나고 지역적으로 싸움이 난다.”
“한인회에서 간부를 했고 돈 좀 있지만 영어를 못해서 미국인하고 상대가 안 되는 사람은 갈 데가 없으니까 서울에 와서 대우받으려고 하죠. 그렇게 하여 국회의원도 되고 그러잖아요?
교포 중에 생업에 바쁜 사람들과 2세들은 참정권 부여에 별 관심이 없어요. 얼마 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교포사회에서 예비 투표를 해 보니까 투표율이 10%도 안 나왔다고 그래요.” 멀리 떨어져 있어 모를 것 같아도 한인사회의 갈등과 추한 면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한국의 대선이 가까워 옴에 따라 미주에 불어오는 본국의 정치바람도 이곳 미주 한인사회에 서서히 돌풍의 낌새가 감지된다. 현지생활에 득 될 것도 없는 한국정치의 황사 바람은 한인사회
에 갈등과 분열로 남을 것이다.
한국 정치의 입김은 미주 한인사회 발전에 유익함보다 해악을 끼친 과거사가 수도 없이 많았다. 평통이 과거 군사정권의 들러리라고 그토록 비난하던 DJ정권도 집권 후 평통 자리들을 추종자에게 안배하고, 그 뒤를 이은 한국의 역대 정권들도 공신(功臣)들에게 감투를 나누어 줄 좋은 텃밭이었고 해외한인들에게도 선심 쓰던 그 자리는 해외 한인사회에 대표적인 분란과 갈등을 일으키는 연중행사의 하나가 되었다. 글로벌시대에 한국의 대선 열풍이 바로 옆집의 행사처럼 미주에도 여러 후보들의 후원행사가 미주 대륙에 그 열기를 더할 것이다. 그중에는 순수한 열정으로 봉사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한 자리 얻기 위하여 줄을 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해외국민에게 참정권이 부여되니 본국의 뜨거운 선거열풍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임에 틀림없다. 올해부터는 이중국적까지 허용한 상황이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정치에 줄을 잡으려고 그네 타는 이들로 한인사회는 더 어지러워질 형편이다. 본국을 향한 해바라기성 정치열기(熱氣)는 이민 1세대나 일부 오염된 1.5세들에나 국한된 일이지 대부분의 한인 1세들이나 2,3세들에게는 관심과 흥미도 없는 일일 테다. 오히려 이 나라의 모범적 민주제도를 한국 정치풍토에 접목하는 선교사적 사명을 가지고 한국 정치판에 뛰어들 사람이 필요한 시기이다. 육탄전을 벌리는 한국국회의 악습도 제도적으로 고쳐야 할 때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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