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동방신기에서 떨어져 나온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의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일 전화 통화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전날 케이블채널 QTV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JYJ의 리얼다큐 방영 취소 통보를 받은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예상했지만 정반대였다.
씨제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JYJ의 근황과 생활 모습 등을 밀착 취재해 팬들에게 JYJ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리얼TV의 방영이 취소됐다"는 공지를 띄웠을 뿐 후속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JYJ 멤버들이 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분쟁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건 한 두 번은 아니었다. 만성이 됐다고는 해도, 후환이 얼마나 두렵기에 당하고도 시원하게 말 한마디 못하는 걸까.
JYJ의 다큐는 ‘JYJ 리얼 24’란 이름으로 2월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지상파는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1집 앨범 ‘더 비기닝’을 내고도 방송 활동을 하지 못했던 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신비주의를 표방한 그들이 숙소까지 개방하면서 사생활을 공개한다기에 팬들의 기대도 컸다.
QTV 측도 홈페이지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고 모든 게 순조로웠다. 그런데 첫 방송이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결국 방영 자체가 취소되고 말았다. QTV 측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도 아니었고, 편성 스케줄이 맞지 않아 무산됐을 뿐 외압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그동안 JYJ는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가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거의 봉쇄당했다.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이나 일부 정보 프로그램에만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 급기야 JYJ 팬들이 3일 인터넷 방송국을 오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JYJ에 채워진 보이지 않는 족쇄의 뿌리는 거대 기획사 SM의 조직적인 방해라는 게 방송사 PD들의 전언이다.
지난달 SM은 법원으로부터 "JYJ의 연예 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까지 받았다. 그러나 JYJ의 활동 제약이 풀릴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떠들썩하게 홍보하다 느닷없이 방송을 취소해버린 QTV의 석연치 않은 행태로 보아 앞으로도 JYJ를 방송에서 보기는 힘들 듯하다.
최근 JYP엔터테인먼트가 사생활 논란과 함께 2PM에서 탈퇴한 재범의 사과를 수용,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에 공문을 보내 연예활동 제재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1년 넘게 이어졌던 갈등을 마무리 짓고 극적 화해했다는 소식은 ‘미담’으로 포장돼 뉴스가 됐다. 하지만 거대 기획사에 찍히면 방송 활동이 끝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괴담’에 더 가까워 보인다. 법의 판단도 무시하는 대형 연예기획사의 횡포를 제지할 길은 없는 걸까.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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