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감독 이메일 인터뷰
"크리스천 베일과 멜레사 레오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만했습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연기했습니다."
오는 10일 개봉되는 영화 ‘파이터’를 연출한 데이비드 러셀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파이터’는 패배를 밥 먹듯 하는 3류 복서가 역경을 딛고 세계 챔피언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출연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이 영화는 아들과 어머니로 나온 크리스천 베일과 멜레사 레오에게 아카데미 남녀조연상을 안겼다.
러셀 감독은 "복싱보다는 러브스토리와 가족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다음은 러셀 감독과 일문일답.
--복싱 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는가.
▲복싱보다는 러브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미키와 디키 형제의 이야기만이 아닌 미키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미키를 사랑하는 가족이 충돌하는 지점을 그리려 했다. ‘파이터’는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측면에서는 영화가 굉장히 진저리나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재미있고, 정말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실화를 소재로 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았나. 특히 디키의 경우는 너무나 철없이 그려졌다.
▲이 영화는 미키와 디키 가족의 이야기다. 우리는 이 사람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싶었고, 그와 동시에 그들의 진실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 장소에서 촬영하고, 실존 인물들도 영화에 참여하게 했다. 크리스천 베일과 제가 디키라는 인물에 대해 동의한 지점은 그가 모든 사람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라는 점이었다. 쉴 새 없이 수다를 떨고 자신만만해하는 모습은 디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약간의 극적 효과를 제외하고 저는 그의 실제 캐릭터를 영화에서 그대로 살렸다.
--크리스천 베일이나 마크 월버그, 멜레사 레오, 에이미 아담스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어떻게 섭외했나.
▲마크 월버그는 이미 출연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베일에게 디키 역을 제안하자 그는 마음에 든다며 바로 오케이 했다. 그리고 마크가 레오에게 역을 제안했다. 캐스팅 과정은 순조로웠다.
--남녀 조연 배우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어떻게 배우들의 연기를 이끌어냈는가. 베일이 14㎏을 감량한 건 감독이 지시한 건가.
▲배우들과 미팅할 때, 실존 인물들처럼 보이 길 바란다고 했다. 배우들은 정말 노력했다. 마크와 크리스천은 미키ㆍ디키 형제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다른 배우들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크리스천에게 살을 빼라고 말한 적은 없다. 그는 크리스천 베일이다. 두려움 없이 배역에 몰입하는 배우다.
--베일과 레오에게 주문한 건 뭐였나.
▲그들을 믿고 갔다. 단지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존 인물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베일과 레오는 실존 인물들로부터 충분한 영감을 받았고, 완벽히 역할을 소화해냈다.
--그들이 아카데미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나.
▲그들이 받기를 바랐고, 또 충분히 받을 만했다고 생각했다. 마크와 에이미도 매우 잘했다. 베일과 레오가 대표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복싱 장면이 의외로 담담하다. 록키 같은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데.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경기 장면을 찍었는가.
▲다른 영화를 참고할 필요가 없었다. 미키의 경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온 힘을 기울였다. 미키의 괴로움과 희열을 최대한 그대로 잡아내고자 노력했다. 실제 메인 경기를 다뤘던 HBO 직원들을 섭외해서 일을 진행했고, 마크도 경기를 100번 이상 봤다.
--화면 자체가 약간 낡은 느낌이다. 의도한 건가.
▲미키와 디키가 살았던 1980-90년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싶었다. 영화 곳곳에 다큐멘터리 형식을 따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 차기작은 무엇인가. 어떤 영화들을 만들고 싶은가.
▲로맨틱 코미디인 ‘네일드’(Nailed)와 ‘언 차티드’(Uncharted)가 있다. ‘언 차티드’에는 마크가 출연한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 것 같다.
--한국영화에 대해 아는가. 한국 배우 중에 혹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는 있는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많이 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한국 영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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