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시대 개막과 함께 연예인들의 몸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종편이 연말께나 개국할 예정인데다 드라마를 제작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예인, 작가의 몸값은 그 기대감에 이미 출렁이기 시작했다.
또한 종편과 다른 한편으로 지난 1일 출범한 CJ그룹의 콘텐츠 부문 통합법인인 CJ E&M이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 PD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예능 PD계도 지난 연말부터 술렁이고 있다.
◇신인급 연예인도 막연한 기대감에 배팅 = 연예계는 종편 개국이 기회와 수입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4개나 되는 종편이 초반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스타 섭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연예인, 작가의 몸값이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이미 드라마 제작사 쪽에서는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애초 주연급 배우와 스타 작가 위주로 몸값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 아래서부터 몸값이 출렁이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가시나무새’ ‘미워도 다시한번’ ‘천만번 사랑해’ 등을 제작한 GNG프로덕션의 이윤범 이사는 9일 "캐스팅이 힘들어 죽겠다. 종편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 탓에 배우들이 서로 몸값을 올려받으려고 난리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이제 겨우 한두 편에 출연한 신인급 연예인도 연속극은 안 하고 미니시리즈만 하겠다는 둥, 출연료를 올려달라는 둥 이런저런 요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CP는 "중간급 작가들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회당 1천500만 원씩 받던 작가들이 최근 들어 2천만 원씩 요구하는 식"이라며 "스타급들은 여전히 지상파 방송을 선호하지만 그 아래급 작가들에게는 종편이 새로운 기회가 되니 잘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CP는 "종편이 당장 드라마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외주제작사에 방영권만을 사서 틀 정도의 여력은 될테니 그러한 수요를 보고 외주제작사들도 움직이고 있고 거기에 따라 작가들의 몸값도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사 크레아웍스의 김기범 대표도 "주연급 연기자, A급 작가들은 별반 동요가 없다. 그들에게는 종편이 지상파만큼의 매력이 없기 때문에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중하급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작가들이 벌써 술렁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예능 PD 캐스팅에 5억-15억 제안 = 드라마계와 달리 예능계는 연예인 당사자보다 PD의 몸값이 상승 중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종편이 아닌 CJ E&M이 있다.
방송계에 따르면 CJ E&M은 출범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 방송 스타급 예능 PD들의 영입에 집중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있어 개그맨, MC 개개인을 접촉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PD를 스카우트하는 것이 더 효율 높은 투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장급 PD는 10억-15억 원까지, 그 아래로는 5억-10억 원까지 스카우트 비용을 제시하며 헤드헌팅사를 통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상파 PD 입장에서는 지상파라는 기득권을 선뜻 포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CJ E&M의 영입 제안을 고사한 한 PD는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옮기겠다는 PD도 없을 뿐더러 종편은 지상파 PD에게 그런 몸값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예능 PD들이 술렁이는 것은 순전히 CJ E&M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CJ그룹이 장기적 관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콘텐츠의 경쟁력이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판단하고 CJ E&M을 공격적으로 키우려는 것 같다"며 "예능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PD에 따라 인맥이 형성되기 때문에 능력있는 PD를 영입하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어 CJ E&M이 PD 섭외에 적극적이다"고 밝혔다.
한 방송사 간부는 "종편 개막과 CJ E&M의 출범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미 일부는 현실화 되고 있다"며 "결국은 사람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승부의 관건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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