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한국은 6.25동란의 폐허 속에서,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대 참상 속에서 버젓이 살아남아 세계 경제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지금 일본이 또 천재지변의 대 재앙을 맞아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본은 분명 살아남을 것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어떠한 횐경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꿋꿋이 버텨왔다. 그것은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위대한 힘과 저력, 도전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맞은 일본, 그리고 혼란중에 있는 리비아나 시리아 등 지구상에 고난을 겪고 있는 모든 나라들의 현실을 보면 혹 대재앙이 우리에게도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방사능의 피폭 위험은 우리에게 없는 걸까.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그리고 좌절감과 절망에 빠져 있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우리 앞에 놓여있는 절망의 늪에서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조금만 더’ 하며 굳세게 나아가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조금만 더 라는 말에는 아무리 버거워도 끝까지 단념하지 아니하고 희망을 향해 달려가려고 하는 열망, 그리고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있다.
뛰어넘기엔 너무 버겁고 보이지 않아 주저앉고 싶은 때 마지막 한 결음 더 하고 절망과 싸워 이긴 사람들, 이들 중에 세계가 우러러 보는 지도자가 나오고 인간승리의 위대한 주인공들이 배출돼 왔음을 우리는 보아 왔다. 실제로 이 땅에 이름을 떨친 많은 훌륭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절망과 시련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며 실패를 기회로 삼았고 한계를 비전으로 만들어 자신의 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마치 마라톤에서 골인 직전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뛰어넘어 우승의 반열에 들어간 것처럼 이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달린 끝에 성공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아브라함 링컨,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같은 인물들도 편모나 마약중독자인 양부, 부모이혼 등의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좌절하지 않고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세계인으로부터 사랑과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사생아출산, 마약이라는 엄청나게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원하는 꿈을 이루게 되었다. 불행한 가정환경에다, 췌장암이라는 죽음의 공포속에서도 지치지 않는 아이디어 개발로 업계의 최정상에 올라선 애플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도 만일 그가 절망속에 그대로 주저앉는 삶을 살았다면 이와 같은 결과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런딘이 내놓은 최근작 ‘한 걸음만 더’에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에 빠진 주인공에게 스스로 살아있다는 강렬한 느낌으로 바로 한 걸음만 더 라고 하는 강한 신념속에 분연히 일어설 것을 조언, 절망과 위기에 빠져 있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포기를 열정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며칠 전 뉴욕타임즈 표지에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일본의 한 지역 초·중학교 졸업식에서 참석한 졸업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이들은 이날 동급생 두명을 쓰나미에 실려 보내고 그 실종된 학생의 부모와 모포를 드리워 임시 만든 식장에서 가슴에이는 졸업식을 맞았다. 산산이 부서진 폐허의 현장에서 눈물의 졸업장을 받으며 이들 학생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즈음 한 TV방송에서 이번 재난으로 일본 아이들의 정신적인 문제가 걱정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그런 우려도 당연히 있겠지만 인간은 본래 어려움이 있을 때 더 강해지고 단단해는 법이다. 약한 어린이는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약하기 마련이다.
천재지변으로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쓸려나간 역사의 한 자락에 서 있는 이들 학생들 가운데 혹 세계를 놀라게 할 위대한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 이들의 참담한 슬픔속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이들이 흘리는 뼈아픈 눈물속에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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