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ㆍ방현주, 독설로 유명세..김태원은 ‘따도남’ 부상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가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스타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하는 심사위원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독설로 유명세를 탄 가수 이승철과 작곡가 방시혁, 제자의 앞날까지 고민하는 모습으로 ‘따도남(따뜻한 도시 남자)’ 대열에 합류한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등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개성있는 캐릭터로 프로그램의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독설형’ 멘토 이승철ㆍ방시혁ㆍ방현주 =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엠넷(Mnet) ‘슈퍼스타 K’의 인기에는 이승철의 독설도 한몫했다.
’슈퍼스타 K’ 시즌 1부터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이승철은 "노래방에서 여자들 꼬실 때 많이 불러본 솜씨"라거나 "진짜 노래 못했는데 좋아하네" "음악은 음악이지 ‘음학’(音學)이 아니다. 연습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처럼 직설적인 심사평을 서슴지 않아 ‘독설 논란’에까지 휩싸이며 화제를 모았다.
작곡가 방시혁과 아나운서 방현주 역시 ‘독설형 멘토’로 분류된다.
MBC ‘위대한 탄생’의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방시혁은 상업 음악을 비판한 도전자에게 "상업음악을 하는 사람보다 못하면서 비난한다"고 받아치는가 하면, 춤 연습 도중 실수를 한 뒤 웃은 제자 이미소에게 "내 얘기가 웃기냐? 웃을 일이 아니다. 진지하게 받아들여라"면서 "네가 떨어지든 말든 상관없다. 네 인생이다"고 말하는 등 이승철을 뛰어넘는 독설의 대가로 자리잡았다.
MBC ‘우리들의 일밤’ 속 코너 ‘신입사원’에 출연 중인 방현주 아나운서도 3차 테스트에 참가한 가수 길에게 "창의력은 90%지만 전달력은 10%"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정형화된 아나운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원자들에게 "나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후배들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방 아나운서는 이와 관련, "평소에 후배들한테 하는 마음으로 애정을 담아서 지켜보다 보니 그런 지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자신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지원자의 단점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시혁 역시 "이 친구들(위대한 탄생 참가자들)은 너무 절박하다. ‘위탄’ 도전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마지막이고, 여기서 떨어지면 더이상 돌아갈 길이 없기 때문에 독설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독설은 오디션 참가자들을 돕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큰형 같은 멘토 김태원ㆍ엉뚱한 매력 서정학 =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 중인 김태원은 ‘형 같은 멘토’의 전형이다.
그는 자신의 제자 4명 중 파이널 라운드 진출자 2명을 가리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위대한 탄생’이 끝난 뒤 너희들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영원히 음악하면서 살기를 바란다" "나는 멘토지만 너희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는 게 내 역할이다" "음악은 발명이 아닌 발견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발견해야 한다" 등 진심어린 조언을 쏟아내며 제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태원은 또 파이널 라운드 탈락자 양정모ㆍ손진영과 함께 그룹 부활의 콘서트 무대에 올라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고, 생존자인 백청강ㆍ이태권에게는 "남은 건 너희가 아름다운 1등을 하는 거다. 우리 영원히 죽을 때까지 만나자"고 말하는 등 속정 깊은 면모를 보여 ‘김태원의 재발견’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tvN ‘오페라스타’의 멘토 겸 심사위원인 바리톤 서정학은 지난해 별세한 디자이너 앙드레 김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말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정학은 지난 2일 밤 방송된 ‘오페라스타’ 첫 번째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 임정희에게 "한 만큼 얻어줘서 고마워요! 대~박!"이라는 심사평을 남겨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여성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선데이와 쥬얼리의 김은정에게도 "오늘 너무 고생했어요. 이 자리를 지켜줘서 고마워요"라며 ‘느끼한’ 격려 멘트를 건네 누리꾼들로부터 "개그맨 못지않은 예능감을 지녔다"는 평을 들었다.
서정학은 "’오페라스타’ 무대에 선 가수들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르에 도전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면서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고 그 자리를 지킨 것, 관객들에게 음악을 통해 행복감을 전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연주자는 음악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면서 "전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연주자는 무대에 설 이유가 없다. 전달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참가자에게는 언제든 아픈 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을 잡아라" 스카우트 전쟁 치열 = 오디션 프로그램이 차고 넘치면서 심사위원 선정을 둘러싼 방송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만큼 실력이 있고, 대중에게도 친숙하면서 경쟁 프로그램의 색채와는 다른 심사위원을 찾아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를 기획한 tvN 이덕재 국장은 7일 "’오페라스타’나 ‘코리아 갓 탤런트’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은 영역을 개척한 프로그램이라 그나마 심사위원 선정이 쉬웠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스타’는 바리톤 서정학과 소프라노 김수연, 지휘자 서희태, 음악평론가 장일범을 심사위원으로 발탁했으며 ‘코리아 갓 탤런트’는 음악감독 박칼린과 배우 송윤아, 영화감독 장진을 위촉한 상태다.
심사위원 후보들이 ‘미래의 동료’를 평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도록 하는 것도 제작진에게는 큰 과제다.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을 준비 중인 SBS 김용재 PD는 "톱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도 쉽진 않지만, 더욱 어려운 건 본인도 연기를 하면서 남의 연기를 평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적의 오디션’은 배우 이범수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했으며, 나머지 심사위원 명단은 이달 안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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