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설정으로 ‘막장 드라마’라 비난받고 있는 SBS TV 주말극 ‘신기생뎐’에 이번에는 멍석말이까지 등장했다. 2011년 현재를 배경으로 한 주말 드라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형(私刑)이 집행되는 장면이 방송돼 비난이 일고 있다.
’신기생뎐’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주 무대인 기생집 부용각에서 규율을 어기고 손님과 몰래 연애를 한 기생이 멍석말이의 벌을 받는 모습을 그렸다.
부용각의 오 사장(김보연 분)은 한 기생이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단골손님과 데이트를 즐긴 사실을 알게 되자 일꾼들을 시켜 문제의 기생을 잡아들인 후 모포에 말게 했다.
오 사장은 "부용각 명성에 먹칠하고 규칙을 어기면 이런 꼴을 당하는 거다. 원래는 50대인데 다섯 대만 맞아라"라며 부용각 식구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일꾼들에게 몽둥이로 기생을 때리게 했다.
조폭도 아니고, 극중 설정에 따르면 전통문화를 전승하는 교양인들이라는 기생들이 사사로이 린치를 가한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멍석말이는 현대극에서 기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과 함께 ‘신기생뎐’의 또 하나의 시대착오적인 설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후 인터넷에는 ‘조선시대도 아니고 무슨 멍석말이냐’ ‘멍석말이도 전통이라고 지키는 거냐’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신기생뎐’ 홈페이지 게시판에 양정원 씨는 "지난번 복근 빨래에 이어 멍석말이…정말 막장에 막장인 것 같습니다"라고 지적했고, 권정철 씨는 "멍석말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고급손님들을 상대한다면 최소한 한국문화나 무용과 미술에 능해야하는데 그런 것은 없고 그저 평범한 일상들뿐이고, 그저 수영장에서 몸을 가꾸는 것밖엔 없고, 정말 기생을 올바르게 표현하신다면 그런 문화를 보여줘야하는 데 이건 마치 현대판 황진이라 할까 단지 그런 느낌밖엔 들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기생뎐’은 전통문화의 계승자로서 기생의 삶을 재조명한다고 했지만 고급 요정인 부용각의 손님 접대 모습이나 대기실에서 손님의 호출을 기다리는 기생들의 모습은 룸살롱을 연상시킨다. 또한 배배 꼬인 출생의 비밀이 도처에 깔려 있고, 상상 장면이라면서 운동으로 다져진 배 근육을 지칭하는 일명 ‘빨래판 복근’을 가진 등장인물의 복근 위에서 실제로 빨래를 하는 장면을 그리는 등 엽기적인 설정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11일 "’신기생뎐’은 마치 ‘구설 마케팅’을 즐기는 것 같다. 무리한 설정들이 어찌됐든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시청자들이 욕을 하면서도 계속 보고 그것이 화제를 모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 시청률에 고전하던 ‘신기생뎐’은 이달 들어 20%를 위협하며 주말 밤 10시대 시청률 1위에 올라섰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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