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교회언론회라는 단체가 올해 한국 주요 언론이 개신교에 대해 보도한 내용이 대부분 부정적이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올 1월부터 지난달 하순까지 8개 일간지, 2개 경제지의 인터넷 기사를 분석해 보니, 개신교 관련 보도 159건 중 62.9%가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사실 보도는 32.7%이었으며 개신교 입장에서 기사를 쓴 긍정 보도는 4.4%에 불과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또 “유독 기독교에 대해서만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의 언론들이 유독 기독교에 편파적인지, 일부 언론이 공공연히 안티 기독교 논조를 띠는지, 이곳에선 선뜻 판단하기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교회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주 추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고 교인들 역시 일반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전도와 선교를 막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회의 모습 중 가장 세인들의 걱정을 사는 것은 진실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래서 “믿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말과 함께 손가락질을 당한다. “개념 없는 개신교”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교회에 대한 인터넷 기사 뒤에 달리는 일반의 비난 덧글은 그 양과 내용에 있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얼마 전 LA의 두 교회가 ‘비전에 의한’ 통합을 발표했다. 교회 측은 보도자료에서 “세상을 향한 선교, 다음 세대 양성을 위한 교육, 사회변혁을 위한 섬김에 전적으로 헌신하기 위해 조건없이 하나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참으로 고매한 목표다.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안타까운 것은 다음의 내용이었다. “교계는 두 교회의 통합으로 주후 1세기 바나바와 바울의 협력목회를 통해 세계선교에 올인하는 대표적인 안디옥교회가 세워진 것처럼 2,000년만에 이같은 협력목회 리더십을 통해 세계선교에 올인하는 교회가 세워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LA교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고 교계는 선교 전문가와 제자훈련 전문 목회자의 만남으로 21세기 ‘새로운 교회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정말 그럴까. 통합된 교회는 ‘2,000년만에 세워지는’ 통합 리더십의 모델이 될 것인가. 그 전에는 그런 교회가 없었을까.
슬프게도 오늘날 너무나 많은 크리스천들이 화석화된 형식적 믿음과 허장성세, 자기합리화의 늪에 빠져 있다. 본질을 잊은 채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미기 좋아하고 명실이 상부하지 않고 세속보다 더 세속적이고 남에게는 추상 같으되 자신에게는 춘풍 같은 것이 적지 않은 교회들의 얼굴이다. 그 결과 진실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교회를 취재하다 보면 내키지는 않지만 교인 수를 물어야 할 경우가 생긴다. 이때 과장이 체질화된 목사들이 몇 배로 부풀려 대답을 하는 것을 종종 본다. 등록교인이 아닌 출석교인의 숫자를 물었는데 말이다. 물론 숫자가 적으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과장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가책도 없이 척척 거짓말을 할 수 있다면, 정말이지 그건 아니다. 그런 사람이 과연 진실된 설교를, 올곧은 목회를 할 수 있을까. 자기를 변화시키지 못하는 자가 결코 세상을 변혁시킬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성경을 펼쳐 놓고 로마의 통치 아래 동족의 고혈을 짜내어 부자로 살다가 예수를 만나 제대로 변화된 세리장 삭개오,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사배나 갚겠나이다”라고 고백했던 그의 모습을 자화상과 비교해 보았으면 좋겠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아직 교회에 대한 세상의 관심과 비판이 남아 있는 동안. 세상이 기독교를 완전히 잊어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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