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의원 추천서 못구해 탈락위기 한인학생 이철 군
워싱턴 한인사회가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미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했으나 연방 의원의 추천서를 구하지 못해 탈락 위기였던 한인 고교생 소식을 접하고 끈질긴 노력 끝에 합격의 기쁨을 맛보게 한 것이다.
지난주에 그 어렵다는 해사 합격통지서를 받아든 주인공은 옥턴고에 재학 중인 폴 리(한국명 이철) 군. 헌던에 거주하는 이동원-베로니카 부부의 2남1녀중 둘째인 이 군은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자신감으로 넘쳐 있었다. 성적도 뛰어난데다 건강 등 모든 면에서 해사 입학에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를 놓쳤다. 바로 주류사회에 대한 정보 부족이었다.
“아들이 너무 완벽했기에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부통령과 버지니아의 상원의원 2명, 지역 하원의원 1명 등 4명에 해사 입학에 반드시 필요한 추천서 의뢰를 했지만 모두 어렵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그들이 추천해줄 수 있는 인원은 한정돼 있으나 이미 수십 명씩 추천 의뢰자들이 밀려 있던 상태였던 겁니다.”
추천서 마감 시한은 다가왔다. 그래도 이철 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애나폴리스의 해사를 찾아가 사연을 설명하고 선처를 부탁했다. 하지만 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는 다른 대학을 알아보러 나섰다. 아들에겐 내년에 재도전해보자고 격려해주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싶어 전종준 변호사에 아들의 사정을 말했다. 전 변호사는 곧바로 워싱턴한인연합회 최정범 회장에 이철 군의 딱한 처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이철 학생 구출작전’에 뛰어들었다. “마감은 임박했고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자 말자, 한인사회가 함께 힘을 합치면 길이 열릴 거라 생각했습니다. 헤롤드 변 워싱턴한인봉사센터 이사장에도 도움을 요청하고 다방면으로 이군의 구제를 위해 뛰었습니다.”
최 회장과 변 이사장은 조셉 바이든 부통령 실의 문을 두드렸고 미 장성들을 통해 해사에 협력을 요청했다. 또 해사 동문들에도 연락해 학교 측을 설득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격언은 미국사회에서도 통했다. 마침내 해사에서 이군에게 입학의 기회를 준 것이다.
해롤드 변 이사장은 “이미 연방의원 추천마감 시한을 넘겼기에 흔치않지만 해군사관학교 교장의 추천을 받아 합격할 수 있게 됐다”며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입학하기 힘든 사관학교에 들어간 이 군의 사례는 한인사회의 경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합격통지서를 받은 이철 군은 “졸업 후에 여러 기회가 많을 거란 판단에 해사에 지원하게 됐다”며 “포기 단계에서 한인사회의 도움으로 합격하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정범 회장은 “한인들이 힘을 합치니 미 의원들이나 각계에서 도와줬다”며 “앞으로 재능있는 1.5세-2세 학생들을 키우고 도와 주류사회의 인재로 육성하는데 한인사회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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