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타운 콘도 ‘솔레어’ 왜 분양 부진한가 했더니
한인타운 초대형 콘도 솔레어의 분양이 부진한 데는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점, 또 융자의 어려움, 거대한 덩치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호 기자>
LA 한인타운 중심부 랜드마크인 ‘솔레어 윌셔’(이하 솔레어)의 콘도와 상가의 분양이 부진하다. 지속적인 부동산시장의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어 타운 곳곳에 신축된 신형 콘도들 대다수가 가격인하, 버크세일, 스페셜 마케팅 등을 동원해 분양을 마쳤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데 비해 솔레어는 아직도 콘도 유닛의 3분의1 정도만 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솔레어의 저조한 분양현황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알아본다.
기존 입주자 반발 우려 가격조정 난항
낮은 분양률도 모기지대출 걸림돌로
■대주주가 연방예금보험공사
솔레어의 대주주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다.
솔레어에 1억2,000만달러 대출을 해주었던 코러스 은행이 파산하면서 솔레어를 포함한 코러스 은행 자산을 인수한 FDIC와 사기업인 스타우드 캐피털이 지분을 갖고 있는 ST 레지덴셜이 현재 솔레어의 관리와 분양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ST 레지덴셜은 메이저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모회사인 스타우드 캐피털과 나아가서는 6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FDI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규칙을 철저히 따르는 FDIC의 매뉴얼에 맞춰 마케팅 활동을 펼치다보니 일반 개인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나 버크세일이 쉽지 않다. 대형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모회사는 물론 연방의회의 승인까지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
■장기적인 수익창출에 역점
ST 레지덴셜은 LA 다운타운의 또 다른 대형 콘도인 ‘콘체르토’도 인수하는 등 LA에만 4개의 대형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대형 부동산을 소유한 부동산 업계의 ‘큰 손’이다.
이렇게 회사가 거대하다보니 거의 모든 비즈니스 플랜이 당장의 적자 해소보다는 장기적인 수익 창출로 마련된다. 솔레어도 마찬가지다. 무리하게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해 세일즈를 펼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건물의 부대시설을 향상시키고 크고 작은 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차분한’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이 ST 레지덴셜의 계획이다.
ST 레지덴셜의 웨이드 헌들리 CEO는 “ST 레지덴셜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부동산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콘도를 구입한 후 유닛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 가격을 갑자기 내릴 경우 현재 입주자들의 불평이 높아질 수 있으며 소송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쉽게 파격 가격세일을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거대한 덩치 융자의 걸림돌
솔레어 1, 2층은 4만스퀘어피트 규모의 상가가 입주해 다양한 소매점 및 음식점이 들어서고 있다. 3층부터 7층까지는 주차장으로 운용되고 8층부터 22층까지 콘도 186세대가 조성되어 있다. 이렇게 덩치가 크다보니 바이어들이 콘도를 구입하고 싶어도 융자가 쉽지 않다.
요즘 은행들은 전체 분양이 50%가 넘지 않은 콘도를 사고 싶은 바이어에게 쉽게 융자를 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레어의 분양률은 현재 35% 정도다. 은행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큰 콘도로 분리할 수 밖에 없다.
타운내 한 에이전트는 “솔레어에 대한 문의는 매우 많지만 바이어와 융자 문제를 논의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프로퍼티의 사이즈가 너무 큰 점이 분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높은 HOA도 분양의 걸림돌
솔레어는 웨스트우드나 마리나 델 레이의 최고급 콘도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ST 레지덴셜 지난해 7월 콘도를 인수한 후 1,000여만달러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대폭 리모델 했다.
당연히 HOA가 일반 콘도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 솔레어의 HOA는 유닛 당 900~1,000달러 선이다. 일부에서는 입주율이 낮아 HOA가 높은 것이 아니냐고 의문점을 제시하지만 ST 레지덴셜은 현재 비입주자 부분에 대한 HOA 비용은 회사가 내고 있기 때문에 낮은 분양률로 인한 입주자들의 추가 부담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상가는 절반 입주
솔레어에는 총 19개의 매장이 있으며 현재 이중 반 정도가 영업을 하고 있다.
업소 중 메이저 기업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HSBC 은행 등 일부 업체만이 정상적으로 렌트비를 내고 있다.건물주는 분양률이 어느 정도 높아지면서 상가가 자연스럽게 정상화되기까지 일부 업소들에게 ‘창업 도움’(start up incentive) 형태로 렌트 비용을 절감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테넌트들은 공실률이 높아 전반적으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고 주차 시설의 진입로 문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분양 부진에 대한 입주자들의 의견은 반반
분양률이 낮은 점에 대한 입주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계속 악화되면서 솔레어 유닛의 가격도 더욱 추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입주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부대시설의 이용이 편하다는 입주자들도 있다.
건물의 한 입주자는 “건물주가 재벌급 기업이기 때문에 갑자기 HOA가 오르거나 분양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적인 콘도 가격의 추락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이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백두현·이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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