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2’ 연출 한국계 여인영 감독
"어렸을 때부터 홍콩 무술영화를 자주 봤어요. 브루스 리 흉내도 내곤 했죠. 무술영화는 비현실적인 것도 원하는대로 표현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 애니메이션은 특히 그걸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죠."
드림웍스의 히트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속편인 ‘쿵푸팬더 2’의 연출을 맡은 한국계 여인영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무술영화의 팬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제니퍼 여 넬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여 감독은 ‘쿵푸팬더’의 스토리 총책임자(Head of Story)로 일한 데 이어 2편에서는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최초로 드림웍스의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됐다.
오는 26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여 감독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1편의 대성공 때문에 2편을 만들 때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쿵푸팬더’는 2008년 국내에서만 467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여 감독은 "1편을 넘는 영화를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캐릭터를 그대로 하면서 스케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2편에서는 주인공 포가 상대하는 새로운 악역 캐릭터로 공작새가 나온다. 여 감독은 이에 대해 "1편의 타이론이 너무 강해서 더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해 반대 방향으로 갔다"면서 "공작은 권모술수가 뛰어나고 빠르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아닌 팬더곰, 호랑이, 공작 등 동물의 액션을 담은 영화라 특별히 참고한 작품은 없지만 추격신에서는 청룽의 영화가 도움이 됐다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쿵푸팬더 2’를 할리우드에서 만들었지만 할리우드 영화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러 나라에서 온 스태프들의 의견이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여 감독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와 다르다는 말에 "완벽하지 않고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면이 있어서 감동이 더 있다"고 자평했다.
목소리를 연기한 잭 블랙과 앤젤리나 졸리 등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최고의 스타들이지만 "직접 만나면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블랙은 실제로 포가 하는 발차기와 점프를 해서 땀범벅이 됐어요. 졸리는 쿨하고 우아하면서도 훌륭한 엄마죠. 녹음할 때 아이들을 데려와서 보게 하는 모습이 귀여웠어요."
여 감독은 드림웍스에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일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일주일 걸릴 분량을 2일에 끝낼 정도로 그림을 빨리 그린 것이 경력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감독으로서 중요한 일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아티스트나 배우들과 일할 때 경청하면서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걸 이해해야 해요. 어떻게 하라고 말하는 대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죠."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4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 간 재미교포다. 세 자매가 애니메이션 일을 하고 있으며 특히 언니인 여인경은 ‘쿵푸팬더 2’ 스토리 책임자로 일했다.
"부모님은 딸 셋이 모두 두 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고 하세요. 전 제가 3살 때부터 그림 그린 걸 기억해요. 그림은 계속 그려왔고 대학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기회가 있어서 일을 하게 됐죠."
그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전통적인 한국인 부모님이 자신의 철학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감독이 되고 나서도 같은 크기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같은 차를 타는 등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면서 "유일하게 달라진 게 있다면 주차 공간을 받은 것"이라면서 웃었다.
kimy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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