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감독 마이웨이서 일본 군관 타츠오 역
한국영화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인 300억원이 들어가는 ‘마이웨이’.
이 영화에는 한ㆍ중ㆍ일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배우들이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장동건, 중국에서는 판빙빙이 출연한다.
나머지 한 축을 담당하는 이가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35)다. 김준식 역을 맞은 장동건의 대척점에 서 있다가 그와 우정을 나누는 인물이다.
‘마이웨이’ 제작보고회 참석 차 프랑스 칸을 찾은 오다기리 조를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강제규 감독으로부터 타츠오 역을 제안받았을 때 선뜻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주로 규모가 작은 저예산 영화에 출연해 사이즈가 큰 영화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규모가 큰 영화라기에 출연하기 싫었어요. 어떻게 제안을 거절할까 고민했죠. 고민 끝에 ‘이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딴죽을 걸며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러면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한 달 후 제가 요청한 부분이 상당 부분 반영된 스크립트를 받게 된 거예요. 그 순간,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마이웨이’를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죠. 이 감독이라면 같이 일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 근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곡절 끝에 출연하게 됐지만, 촬영은 쉽지 않았다. 전쟁영화이기에 사선을 넘나드는 고통스러운 장면이 많았다. 7개월을 넘게 촬영되면서 육체적으로 기진맥진한 상황까지 이어졌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영화 스타일과는 역시 전혀 달랐어요. ‘마이웨이’는 하루에 한 장면만 찍기도 했죠. 이런 여유로운 촬영환경이었지만 이러한 여유 속에서 나를 어떻게 구현할까에 대한 고민은 컸어요."
전쟁영화에도 별반 출연하지 않았던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태극기 휘날리며’를 포함해 강 감독의 전작들을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한다. 미리 "지옥 속으로 미리 가게 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안 봤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장동건과 첫 호흡을 맞췄다. 그에 따르면 대척점에 서 있는 김준식 역을 연기한 장동건과는 환상의 궁합을 보였다고 한다.
"최고였어요. 장동건이 아이였다면 힘든 게 많았을 뻔했네요. 촬영 중간에 영화를 안 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서로 존중하는 관계입니다. 상대방의 연기스타일을 이해해주죠.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니까. 역시 그와 같은 합당한 이유가 있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오랜 고생 끝에 라트비아에서의 막바지 촬영을 남겨두고 있다. ‘마이웨이’ 촬영 후 메이저 영화에 대한 그의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을까.
"역시 자기 취향이라는 걸 쉽게 바꿀 수가 없는가 봐요. 큰 영화에 뭘 원하는지는 바꿀 수가 없으니까, 저항이라는 게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큰 영화에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칸<프랑스>=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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