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이후 한인 취득 급감
▶ 불경기로 사업체 포기 귀국 속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때 큰 인기를 구가했던 투자비자(E-2)가 외면당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E2 비자를 취득하는 한인들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불경기가 지속되자 E2 사업체를 포기하고 귀국 행을 택하거나 체류신분을 변경하는 한인들이 속출하는 등 E2비자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맨하탄에 대형 델리업소에 50만 달러가량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던 한인 K모씨. 얼마 전 헐값에 가게를 매각하고 한국으로 부랴부랴 귀국해야 했다. E2비자 신분으로 체류 중이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문제로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E2 비자로 기프트샵을 운영했던 P모씨는 얼마 전 사장님에서 학생으로 변신했다. 불황으로 부채만 쌓여가는 가게 운영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체류신분 변경을 선택한 것이다. P씨는 “E2비자가 족쇄 아닌 족쇄로 작용하면서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미국에서 장기체류하면서 사업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어온 E2비자가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 것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함께 영주권을 취득할 수 없는 E2비자의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박동규 이민변호사는 “요즘은 소액투자로 자영업체를 매입해 E2비자를 취득하려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E2비자로는 영주권을 취득할 수 없어 한국에서도 이제 E2비자 인기 시들해진 것 같다”고 최근 추세를 설명했다.
비즈니스 환경 악화로 사업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었다. 상당수의 업주들은 체류신분 유지에 발목이 잡혀 적자경영을 하면서도 흑자 보고를 비자 연장을 해왔으나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E2 비자의 인기로 E2용 사업체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호황기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가력이 폭락한 데다 매출까지 급감해 업주들의 E2비자 포기를 부추기고 있다.
E2비자를 포함해 E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2009년 3,366명으로 전년 대비 약 10%가 감소했으나 2010년에는 3,777명이 E비자를 취득해 경기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민 전문가들은 이들 대부분은 한국 대기업체 관련자들이거나 비자 연장 신청자들이며 자영업체를 통해 E2비자를 신규 취득하는 사례는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김노열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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